[사설]시국선언 하겠다는 공무원노조, 正體性뭔가

  • 입력 2009년 6월 24일 02시 59분


이달 3일 서울대 일부 교수들이 시작한 릴레이 시국선언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에 이어 일부 공무원노조가 가세할 태세다. 정부가 법에 따라 엄단하겠다고 하자 전국공무원노조는 어제 참여 여부 결정을 다음 주로 연기했고, 법원공무원노조도 25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민주공무원노조는 여전히 시국선언을 발표하겠다는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노조법은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헌법은 공무원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전제 아래 신분을 보장한다. 특정 정치 세력이나 정파를 역성드는 공무원노조의 시국선언은 법률에 위배될뿐더러 국민의 공복(公僕)임을 망각한 집단행동이다. 이들 공무원노조는 시국선언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나온 시국선언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면 법적으로 금지된 공무원의 집단 정치운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들 3개 공무원노조의 조합원은 약 12만8500명이다. 지난달 이들은 12월 중 통합을 예고하면서 상급단체로 민주노총을 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합이 이뤄지면 61만 명의 전체 공무원(군무원 교사 제외) 가운데 약 21%가 민노총 소속이 된다.

민노총은 불법 폭력시위와 파업을 상습적으로 벌인 조직이다. 지난해 석 달 이상 서울 도심을 무법천지로 만들다시피 한 광우병 촛불시위 때 민노총은 트럭과 무대장치를 제공하고 군중 동원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민주’라는 이름을 빌리고 있지만 자유민주주의 또는 시장경제와 배치되는 주장을 내세우면서 ‘국가신인도를 확 떨어뜨리는 투쟁을 하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로 대표적인 과격 좌파단체다.

국가와 국민에 대한 봉사가 직무인 공무원들이 이런 단체에 소속되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 공무원들이 기관장이나 정부의 지시는 듣지 않고 민노총의 투쟁지침만 따르게 되는 사태가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민노총이 총파업을 선언하면 국가행정과 지방행정 업무까지 모두 멈춰 서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는가.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른 공무원이 민원창구에 앉아 있는 모습을 국민은 보고 싶지 않다. 정부는 공무원노조의 시국선언부터 법대로 엄정하게 다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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