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주승]F1은 올림픽 뛰어넘는 가치 창출

  • 입력 2009년 6월 5일 02시 59분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폭풍의 질주’. 부상을 딛고 F1(포뮬러원)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카레이서 얘기를 담았다. 폴 뉴먼, 스티브 매퀸처럼 남성미를 상징하는 대스타는 영화 속 카레이서 역할에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 경주에 나섰다. F1 그랑프리 7회 우승이란 대기록의 사나이 미하엘 슈마허는 연간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인기와 돈을 함께 얻었다.

F1은 세계적 카레이서가 1년 동안 전 세계 17, 18개 나라를 돌며 레이스를 펼치는 월드 챔피언십이다. 앞으로 1년 4개월 뒤인 2010년 10월에는 전남 영암에서도 ‘꿈의 무대’인 F1 대회가 열린다. F1은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한국은 이미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렀다. 남은 것은 F1뿐이다. 전남 영암군에서 열릴 F1은 국가 이미지 제고는 물론이고 한국적인 자연조건이 그대로 남아 있는 ‘녹색의 땅 전남’이란 지역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실증적 사례를 말레이시아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슬람 국가 특유의 엄숙함이 국가 전체를 지배하지만 F1이 열리는 4월을 앞두고는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말레이시아 F1 대회가 열리는 곳은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인 소도시 세팡. 35도가 넘는 폭염에도 하루 평균 5만여 명의 관중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그중 30% 이상은 외국인이다. F1은 이슬람의 완고한 룰이 일상을 지배해오던 말레이시아라는 국가 브랜드를 역동적이고 젊은 국가로 변모시켰다. 대회장인 세팡은 변방의 시골에서 세계적 명소가 됐다. 말레이시아뿐 아니다. 중국 바레인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많은 아시아 국가가 F1 대회를 유치했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딱 하나 있다.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국력과 국격(國格)을 과시하자는 취지다.

F1은 첨단기술과 거대자본, 그리고 사람이 하나 되는 명품 스포츠 경연장이란 점에서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선다. 비즈니스 규모나 상업적 가치 측면에서 올림픽과 월드컵을 능가한다. 대회 기간 평균 2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전 세계 6억 명이 경기를 시청한다. 영암군 삼호읍 F1 경기장 터에서는 공사가 한창이다. 아시아 F1 경주장 중 가장 긴 트랙과 관람석, 컨트롤타워 등 건축공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남을 전 세계에 알릴 2010년 F1, 그 꿈의 무대를 기대해본다.

오주승 전남도 공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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