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車해외 노조까지 간섭하는 민노총의 오지랖

  • 입력 2009년 5월 9일 02시 56분


인도 타밀나두 주(州) 첸나이 시(市) 소재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에서는 지난달 20일부터 현지 노동자들이 노조 인정과 해고자 복직을 내걸고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달 6일에는 현지 노동청 사무실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던 노조원 300명을 포함한 80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으나 주 정부의 중재로 파업 18일 만인 그제 파업을 그쳤다. 현대차는 파업 참여 근로자가 수백 명에 불과하고 공장 가동률이 90% 선을 넘어 생산 차질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번 파업을 계기로 인도형 현지 차 생산을 인도 공장에서 유럽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파업은 이미 끝났는데도 민노총은 현대차 인도 공장에서 벌어진 파업에 대해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탄압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민노총은 현대차 사측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징계와 해고 조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수용되지 않을 경우 국제기구에 제소하겠다고 위협했다. 민노총이 국내기업 해외 투자 공장의 근로조건까지 간섭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월권행위이고 자기 분수를 망각한 처사다.

민노총의 임성규 위원장은 지난달 말 “현장을 돌아본 결과 노동 운동가들이 많이 이성적으로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장 분위기로 미뤄 (6월에) 총파업할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민노총 대표가 이렇게 말한 지 열흘도 지나기 전에 해외 공장 노동자들의 근로조건과 파업에까지 개입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전 세계 근로자들과 연대투쟁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민노총은 시대착오적인 좌파 이념에 찌들어 과격한 투쟁 방식을 고집하고 성폭행 등 잇따른 도덕성의 실추까지 겹쳐 산하 노조들이 줄줄이 탈퇴하는 위기를 맞았다. 나라 경제와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만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강성 투쟁을 남발하면서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금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노사가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구태의연한 강성 투쟁의 중독 중세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민노총이 딱하다. 더욱이 해외 공장까지 간섭하는 것은 국내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민노총은 언제까지 세계의 흐름에 역행하는 미망(迷妄)에서 헤매고 있을 것인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