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유동성 장세 덥석 뛰어들기보다 냉정해질 때

  • 입력 2009년 4월 1일 02시 58분


주식시장이 점차 유동성 장세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건설, 금융 등 전통적인 유동성 장세 주도 업종들이 시장을 이끌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져 가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빠르게 호전된 것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금융시장 안정대책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단순 대출을 넘어 자본금 형태로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주기 시작했다. 또한 민관 합동으로 부실자산 처리 방안을 마련하면서 금융시장이 큰 탄력을 받았다. 그 결과 정부채권에 이어 신용카드, 자동차, 학자금 대출금리도 안정되고 있다. 이런 미국식 위기 수습 모델은 다소의 차이만 있을 뿐 국가 구분 없이 시행되고 있다.

이처럼 금융시장의 안정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시중에 과잉 공급된 자금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경기 부양용 채권 발행 증가로 금리가 상승 반전하자 시중 부동자금은 저평가된 자산을 찾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결과적으로 주가의 하방 경직성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동시에 빠른 상승도 제한되고 있다. 시장에 대한 신뢰가 제한적인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경기침체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 장세에서 시중의 부동자금은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후 빠르게 빠져나가는 특성이 있다. 또 통상 경기의 방향성이 애매한 상황에서 금리가 낮고 주가 낙폭이 클 때 발생한다. 지금은 이런 유동성 장세의 조건을 상당 부분 갖추고 있다. 주가와 연계성이 높은 경기선행지수는 상승 반전이 예상되고 있다.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채권투자도 여의치 않다. 환율 안정으로 외국인 투자가들도 수급에 도움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유동성 장세의 본격적 도래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냉정한 상황 인식이 필요하다. 유동성 장세의 기초여건인 금리나 경기의 방향성은 여전히 가변적이고 정책 효과에 좌우되는 면이 크다. 그러므로 시장에 대한 신뢰가 과거보다 낮다는 전제를 깔고 대응해야 한다.

이번 위기는 전 세계적 위기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만 유동성 장세가 나타나기도 어렵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 주가는 중요한 저항선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또한 주가가 오를수록 주식형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환매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런 상반된 요소들 때문에 빠른 투자심리 전환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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