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재응]무역관 활용해 국가브랜드 높이자

  • 입력 2009년 2월 21일 03시 13분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를 가진 국가인데 최근에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기업상품뿐만 아니라 문화상품도 수출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수출 품목을 얼마나 열거할 수 있으며 상품의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홍보할 수 있을까. 정부가 최근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출범시켰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미 2002년부터 국가 이미지 제고 활동의 최고 협의체로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이미지위원회를 설치 운영해 온 바 있다. 이 위원회는 정부 내 조정기능 마비 및 민간과의 협력 부재, 임무와 목표의 불분명으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경제위기로 소비자가 보수적인 소비 패턴을 보일수록 기존에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한 브랜드 상품을 고수하므로 브랜드위원회의 출범은 시의적절하다. 브랜드가 신뢰성을 갖게 되면 단순한 판매량 증가뿐만 아니라 입소문을 타고 브랜드 인지도 및 이미지 역시 높아진다. 강력한 브랜드는 오늘날과 같은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기업으로 하여금 프리미엄 가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수출 증대에 기여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전 세계 75개국 103개 무역관을 가진 조직을 활용해 국가 혹은 기업 상품, 문화상품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위원회만 양산해 가는 것은 아닌지. 이번에 출범한 위원회는 임무 및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국내외에서 우리 브랜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진단해 무엇이 세계인의 가치 평가를 위한 지표로 사용되고, 무엇이 가치 향상에 걸림돌이 되는지 냉철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또 선진국 과학기술과의 차별성, 즉 독자적인 기술을 발굴해야 한다. 국가브랜드 가치는 곧 생산국가 기업의 상품브랜드 이미지가 되어 소비자의 제품 선택에도 영향을 끼치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 경제는 세계 13위 수준이지만 사회 문화적 시스템이 경제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총체적인 국가브랜드 가치가 저평가된 실정이다. 우리 기업에서 만든 제품이 외국에서 인지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본이나 다른 나라가 떠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야 한다. 기술 브랜드, 신뢰 브랜드, 문화 브랜드가 이미 형성된 다른 나라 브랜드 이미지의 벽을 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적극 홍보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기업,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국가브랜드는 대한민국이라는 직접적인 브랜드 가치도 있지만 기업 또는 상품, 그리고 국민성의 브랜드가 국가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 우리만의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국가브랜드 가치 향상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고 평가하는지를 명확히 진단하고 대안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선진국의 국가브랜드 및 이미지 장벽을 넘어서려면 문화와 융합된 상품에 대한 브랜드 가치 창출 및 감성과 상상력의 혼이 들어 있는 상품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데 노력해야 한다.

또 이번에 출범하는 국가브랜드위원회는 감성과 상상력이 융합된 기술과 디자인이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국가 기업 상품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이므로 과학기술인 및 디자인 전문가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오재응 한양대 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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