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마틴 유든]녹색성장으로 경제위기 넘자

  • 입력 2009년 2월 9일 02시 59분


현재 진행 중인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우리 모두에게 세계경제 재정립 이상으로 엄청난 경제적 사회적인 도전과제를 주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는 경제 불황 극복 후에도 가장 강한 경제 상태를 유지하는 지속 가능한 상태로 회복해야 한다. 하지만 경제회복 과정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고 탄소를 배출하는 경제회복은 진정한 경제회복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탄소배출 못 줄이면 인류 대재앙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전 세계의 정·재계 지도자가 모여 세계경제위기에 대해 논의했다. 이 포럼에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저탄소 경제회복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촉구하며 현재의 탄소배출량을 205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지 못한다면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훨씬 뛰어넘는 전 인류적 경제 재난 상황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운 총리의 발언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우리에게 시급한 정치 과제임을 일깨워준다. 기후변화 해결은 이제 곧 닥칠 현안으로 다뤄야 할 문제가 아니라 현재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으며 미래에는 더욱 큰 영향을 미칠 문제임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많은 국가가 이미 저탄소 경제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녹색 일자리 정책, 유럽연합(EU)의 경제회복 계획,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 뉴딜사업, 영국 정부의 저탄소 산업 전략이 예이다. 이런 정책의 핵심은 탄소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이 주택 및 에너지 효율성의 새 기준을 마련한 예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속 가능한 경제회복의 필수요소는 분명해졌다. 우리가 특히 집중해서 투자해야 할 분야는 에너지 효율성, 원자력 및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 변동적인 수급을 가능하게 하는 전기 배급망으로의 전환, 저탄소 배출 대중교통의 확산, 신에너지 기술의 연구개발 강화이다. 또 저탄소 경제 구축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다양한 이공계 교육프로그램에도 더욱 투자해야 한다.

세계경제가 원하는 투자 및 일자리를 제공하고,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며, 배출량 감소를 통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등 지속 가능한 경제회복으로 가기 위한 세 가지의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저탄소 경제회복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실행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간 파트너십이 필수이다. 영국이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바로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다. 이런 이유로 다보스 포럼에서 브라운 총리는 저탄소 경제 투자를 유도하고 미래 성장 및 일자리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글로벌 체제를 구축하는 데 기업의 역할을 크게 강조하며 기업 주도의 태스크포스를 소개했다.

글로벌 저탄소 경제체제 구축을

재계와 경제학자를 포함한 각계 지도자로 구성된 기업 주도 태스크포스는 국제 탄소시장 구축, 에너지 효율성 증대를 위한 상품 및 기술 기준 마련, 원자력 및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탄소 포집 및 저장에 대한 투자 증대, 관련 신기술 연구개발 증진을 집중 연구해 저탄소 기술 및 투자가 선진국뿐만이 아니라 개발도상국에도 실현되도록 하는 데 적극 기여할 것이다.

4월 런던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저탄소 경제회복으로 가는 실용적인 조언을 담은 태스크포스의 첫 번째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나는 전 세계 지도자와 각 구성원의 공고한 협력 체제로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흩어지면 실패하고, 함께하면 성공할 것이다.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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