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30캠페인]<5>아침을 여는 조기축구회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2시 58분


성북조기축구회 활동은 회원들에게 일상의 한 부분이고 삶의 활력소다. 9세부터 80세까지 4세대를 아우르는 성북조기축구회 회원들이 아침 운동을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양종구 기자
성북조기축구회 활동은 회원들에게 일상의 한 부분이고 삶의 활력소다. 9세부터 80세까지 4세대를 아우르는 성북조기축구회 회원들이 아침 운동을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양종구 기자
“공 하나면 4代가 행복해요”

“형님, 안녕하세요?”

“그래, 밤새 별고 없었는가.”

서울 성북구 성북2동 성북초등학교의 새벽은 조기축구로 시작된다. 성북조기축구회(회장 신영인) 회원들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전 6시에 모여 공을 차기 때문이다.

축구 하는 모습도 다른 조기회와 다르다. 6·25전쟁 상이용사 출신으로 최고령인 김재룡(80) 고문부터 박상민(9·경수축구클럽 3학년) 군까지 ‘4세대’가 어우러져 공을 찬다. 30, 40대 중장년이 볼을 몰고 가다 결정적인 찬스를 맞아도 바로 옆에 ‘큰형님’이 계시면 “형님이 차시죠”라며 양보한다. 반대로 적극적으로 막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60세 넘은 고문들이 볼을 몰고 오면 대충 막기도 한다. 축구라기보다는 즐거운 게임이었다.

박성배(42) 성북초기축구회 감독은 “한때 선배님들도 조기축구회 대회에 나갔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60세가 넘는 회원이 10명, 50대 회원이 10여 명이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우리끼리 즐겁게 즐기는 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1975년 5월 성북조기축구회를 창단한 1대 회장인 김향규(74) 고문은 “처음엔 새마을운동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창단했지만 나중엔 회원들의 건강을 다지는 장이 됐다. 우리 회원은 거의 다 토박이들이다. 또 60여 명의 회원 중에 성북초등학교 동문이 50%가 넘는다. 조기회가 건강을 챙기고 지역민의 단합을 유도하는 구심점이다”라고 말했다.

최고령 김재룡 고문과 김향규 고문은 축구로 건강을 챙겨 큰 병 없이 즐거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회원들은 개인 사업가부터 약사, 택시운전사, 회사원, 경비원 등 다양하다. 서로의 애경사는 꼬박꼬박 챙기고, 대회 출전은 하지 않지만 야유회 등 가족단합대회까지 열어 ‘하나’ 됨을 과시하기도 한다. 성북조기축구회 회원 중에는 지역민의 안전을 위해 자율방범대와 청소년선도위원회 활동 등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도 있다. 성북조기축구회 회원들에게 축구는 삶의 중요한 일부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축구동호인 48만명… 114개 종목 중 가장 많아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초 발행한 ‘2007 체육백서’에 따르면 축구동호인은 48만5022명으로 114개 종목 중 가장 많았다. 동호회도 1만4707개로 나왔다. 하지만 이것은 등록된 동호회 기준에 따른 것으로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축구를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각 기업은 물론 구, 군, 동, 면, 아파트 단지 단위별로 혹은 학교 동문들끼리 팀을 만들어 운영하기 때문에 전국의 모든 학교 운동장이 ‘축구장’으로 이용되는 실정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만5000여 명의 임직원이 부서별로 팀을 만들어 벌이는 사내 축구대회를 열고 있는데 팀은 211개, 선수는 4400여 명에 이른다.

축구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공 하나만 있으면 장소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축구는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어 국민이 직접 즐기는 최고의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공동기획: 국민생활체육협의회·동아일보

후 원: 문화체육관광부 · 국민체육진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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