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高물가 추석’에 미국산 쇠고기 매장 더 많았다면…

  • 입력 2008년 9월 10일 02시 56분


추석을 앞두고 호주산 쇠갈비 값이 크게 올랐다. 한우는 비싸고, 미국산 쇠고기는 파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그 틈새에서 호주산이 잘 팔린다. 5일 기준 호주산 쇠갈비(냉장육)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500g에 1만3054원으로 일주일 전(1만1085원)보다 18% 올랐다. 대형마트에서는 호주산 판매량이 작년 추석 전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

미국산 쇠고기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7월 미국산 판매가 재개된 뒤 수입업체 직영점은 값싼 미국산을 사려는 주부들로 붐빈다. 추석을 앞둔 요즘은 평소의 3배 이상이 팔리고 있다. 일부 세력의 근거 없는 광우병 선동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를 기꺼이 사먹겠다는 잠재수요가 우리 사회에 폭 넓게 존재함을 보여 준다. 유통업계는 LA갈비 판매가격이 호주산 갈비보다 500g당 3000원가량 싼 데다 맛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매장에 들여놓으면 판매량이 호주산을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특정 세력에 의한 불매운동의 표적이 될까봐 아직도 미국산 쇠고기를 선뜻 진열하지 못하고 있다. 광우병 괴담을 유포하고 악용한 일부 세력은 미국산을 팔지 말라고 업체들을 위협한다. 개방경제를 채택한 덕에 세계 13위의 경제를 일군 나라에서 일부 세력의 선동과 협박이 소비자의 쇠고기 선택권을 빼앗고 고(高)물가 고통까지 가중시키는 현실은 어처구니가 없다.

경기침체와 표리관계인 구매력 저하 속에서 물가는 크게 올라 서민뿐 아니라 중산층도 추석 장보기가 부담스럽다. 명절에 갈비찜을 하려 해도, 가족이 모처럼 외식을 하려 해도 한우 값은 장난이 아니다. 이번 추석에 미국산 쇠고기 매장이 더 많았더라면 분명히 소비자 후생(厚生)은 증진됐을 것이다. 시장(市場)이 반(反)이명박, 반미(反美) 같은 것에 영향 받아 왜곡되면 결국 피해자는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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