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學力差인정하고 격차 줄일 대책 서둘러야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7개 교육청이 10년 만에 부활된 ‘중학교 1학년 진단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서울 대전 광주 부산 대구 울산 제주 7개 지역 가운데 대전은 국어 사회 과목에서 평균 점수가 가장 앞섰고 광주는 수학과 과학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은 영어 점수가 가장 높았다. 예상을 깨는 결과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수학에서 광주는 평균 85.9점을 기록했으나 울산은 79점으로 6.9점 낮았다. 과학은 최고 점수를 받은 광주(81.2점)가 서울(76점)보다 5.2점 앞섰다. 같은 지역 내 격차도 두드러졌다. 서울 서초구의 영어 점수는 94.9점이었으나 강북구는 81.6점으로 13.3점의 차이가 났다. 수학에서 중구(80.7점)는 강남구(92점)보다 11.3점 낮았다.

과거 정부가 ‘평준화’의 구실 아래 학교정보를 쉬쉬해온 탓에 이번 결과는 학부모에게 충격적이다. 교육여건이 좋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서울의 평균 점수가 지방보다 낮았고, 서울의 상당수 자치구들이 전국 하위권으로 처진 점이 그렇다. 성적이 잘 나온 지역의 학교들은 밝은 표정인 데 반해 서울 강북처럼 그렇지 않은 지역의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성적표를 나눠주지 않으려다가 학부모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학력 격차는 지역교육청이 학력을 높이려는 열의, 교사들의 역량과 성의, 학부모의 교육열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다. 학력 격차의 원인을 사교육 탓으로만 돌리려는 일부 움직임은 무책임하다. 사교육 탓이라면 사교육 여건이 떨어지는 지방의 평균성적이 서울보다 높게 나온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성적이 떨어진 지역과 학교에는 우수 교사를 집중 배치하고 예산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교사들부터가 더 분발해야 한다. 가르치는 일보다 이념운동에 더 치중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한국 교사들의 연봉은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당국도 성취도가 떨어지는 학교와 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들처럼 성적 저하에 대한 문책 없이는 교육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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