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카페]중국을 감동시킨 故최종현 전회장의 조림사업

  • 입력 2008년 3월 6일 03시 00분


“1년 앞을 내다보기도 힘든 상황에서 40년 앞을 내다본 고(故)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중국의 유력 일간지 베이징칭녠(北京靑年)보에 실린 최 전 회장 관련 기고문이 SK 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쓴 주인공은 베이징사범대 제2부속고 3학년인 후포(胡泊) 군과 톈진(天津) 시 제82고 2학년인 장위천(張遇晨) 군. 이들은 1월 27일부터 8박 9일 일정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진행된 ‘SK 한중 청소년캠프’에 참가한 소감을 각각 신문에 기고했습니다.

청소년캠프는 SK가 후원하는 ‘장학퀴즈’와 중국판 장학퀴즈인 ‘SK좡위안방(狀元榜)’에서 장원을 차지한 한중 고교생 20명을 대상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실시되는 테마체험 행사입니다. 올해는 환경을 주제로 충북 충주시 인등산과 제주의 습지보호구역인 곶자왈, 황사 발원지인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사막 등을 둘러봤다고 합니다.

이들의 기고문을 들여다볼까요.

‘1970년대 헐벗었던 인등산 조림사업은 초기에는 투자만 있고 수익은 없는 사업이었습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한 사람의 의사 결정이 얼마나 대단한 가치를 지녔는지 놀라게 됩니다.’(후 군)

‘최 전 회장은 남들이 오해하고 마다하는 조림사업을 의연히 실천해 40년 뒤 수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최 전 회장의 소신과 정성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장 군)

인등산은 최 전 회장이 “나무를 심듯 인재를 심고, 인재를 심듯 나무를 심는다”며 1972년 조림사업을 시작한 곳입니다. 사업 초기만 해도 흙빛의 민둥산이었지만 지금은 울창한 숲을 품은 산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투자 회수기간이 길고 수익도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그룹 내에서 반대 의견도 많았다고 합니다.

SK 안에서는 SK좡위안방과 청소년캠프도 조림사업 정신을 이어받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장학사업이 당장 수익을 내는 사업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조림사업처럼 좋은 결실을 볼 것이라는 기대도 많습니다.

실제로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보고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SK의 행보를 떠올릴 때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합니다.

차지완 기자 산업부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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