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 속의 韓商들, 盧정부 향한 쓴소리

  • 입력 2007년 11월 1일 2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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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제6차 세계한상(韓商)대회 회장인 재일(在日) 한국상공회의소 최종태 회장은 연 매출 1500억 엔(약 1조2000억 원)의 야마젠흥산을 경영한다. 5년 전 이 대회를 처음 조직한 조병태 회장의 미국 소네트사는 스포츠모자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한다. 오세영 회장의 코라오그룹은 매출 규모로 라오스 재계 순위 1위다.

이역만리(異域萬里)에서 기업을 이룬 한상들은 한민족 진취성의 살아 있는 증거다. 해외 한인이 남북한 인구 7000만 명의 10%인 700만 명에 이른다는 사실 자체가 민족의 큰 자산이다. 중국 화교(華僑)나 재외 이스라엘 교민처럼 국력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통해 확인된 한민족의 자부심이 세계의 한상들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돼 그해 10월 첫 대회가 열렸다. 해마다 대회 때면 참가 기업들의 제품을 소개하는 400여 개의 부스가 설치돼 한상과 국내 기업, 한상과 한상을 이어 준다. 이제 한상은 한국과 세계를 이어 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네트워크 역할도 하고 있다.

대회의 성공 못지않게 소중한 것은 이들이 해마다 조국에 남기는 충고다. 국내의 정치적 이해(利害)관계에서 자유로운 이들은 올해도 “북한에 너무 저자세다.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통일은 이뤄지는 것이다”, “강성 노조에다, 장관이 바뀌면 정책이 오락가락하는데 뭘 믿고 투자하겠는가”, “규제를 풀고 적극적인 투자 유인책을 펴야 한다”, “교육개혁을 하지 않으면 우수한 인재들이 한국에 오지 않는다”는 등의 쓴소리, 바른말을 쏟아 냈다.

평소 국내에서도 지적돼 온 점들이지만 이들의 입을 통해 거듭 확인하며 다시금 곱씹어 보게 된다. “(어느 나라든) 국민의 관심은 이념이나 과거사가 아니라 얼마나 잘살게 해 주느냐에 있다”는 말은 정곡을 찌른다. 현 정권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느껴야 마땅하다. 되풀이돼 온 이들의 충고를 진작 행동으로 받아들였다면 나라와 국민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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