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카페]백화점 직원들이 무대에 선 까닭은?

  • 입력 2007년 7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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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는 영업시간이 끝난 오후 8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화려한 패션쇼가 열렸습니다.

이날 패션쇼에 선 모델은 164명. 전문 모델이 아니라 모두 이 백화점 의류 매장에서 근무하는 숍 매니저들이었습니다. 모델로 참여한 심미애(36) 매니저는 “패션쇼에 서기 위해 패션 트렌드는 물론 코디법, 워킹 자세 등을 공부했다”며 “패션 감각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이었다”고 말하더군요.

요즘 백화점들이 매장 직원을 패션쇼에 직접 참여시키거나 사내(社內) 라디오 방송 DJ로 나서게 하는 등 직원 교육에 이색적인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전문 강사를 불러 일방적으로 친절교육, 역량교육을 시키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것입니다. 직원들이 몸소 체험하면서 느끼는 교육이 업무 역량을 기르고 직원들의 자긍심과 사기를 북돋는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같은 취지로 지난해 가을 매장 직원들이 준비하고 모델로 직접 참여하는 패션쇼를 열었습니다.

최근에는 직원들이 DJ로 출연해 자신이 체득한 고객 대응 요령이나 실수 등 경험담을 솔직하게 동료들에게 전하는 ‘프레시 아침 방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전문 강사의 주입식 강의보다 동료들의 경험담이 업무역량을 높이고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는 데 효과가 크다는 것이 직원들의 반응입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달 넥타이를 매지 않고 간편한 옷차림을 하자는 ‘쿨비즈 패션쇼’를 열어 이철우 사장을 비롯해 직원들이 모델로 나섰습니다.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고자 하는 롯데가 직원들에게 젊어진 기업 이미지를 몸소 체험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그룹에 활력과 유연성을 불어넣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패션쇼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고객은 직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백화점 직원들이 이런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긍심을 갖게 돼 이것이 최고의 서비스 제공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지 않는 직원에게서는 마음이 담기지 않은 기계적인 서비스나 억지 미소만이 나올 뿐이니까요.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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