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Life]실속↑ 가격↓ 간편한 휴대전화가 뜬다

  • 입력 2007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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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디지털 기능을 백화점식으로 모아 놓은 값비싼 ‘컨버전스 휴대전화’에 대한 소비자의 반발이 생겨나면서 군살을 뺀 특화된 ‘디비전스 휴대전화’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WIPI)이 없는 팬택계열의 3세대(G) 영상통화폰인 ‘U-5000’, 젊은 직장인을 겨냥한 모토로라의 스타택Ⅲ, 글씨 크기 등을 2배로 키워 중장년층을 노린 LG전자의 ‘와인 폰’. 사진 제공 각 업체
각종 디지털 기능을 백화점식으로 모아 놓은 값비싼 ‘컨버전스 휴대전화’에 대한 소비자의 반발이 생겨나면서 군살을 뺀 특화된 ‘디비전스 휴대전화’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WIPI)이 없는 팬택계열의 3세대(G) 영상통화폰인 ‘U-5000’, 젊은 직장인을 겨냥한 모토로라의 스타택Ⅲ, 글씨 크기 등을 2배로 키워 중장년층을 노린 LG전자의 ‘와인 폰’. 사진 제공 각 업체
삼성전자의 ‘프리지아 폰’. 휴대전화의 주요 기능들 중 130만 화소 카메라와 MP3플레이어 기능만 남겨 가격을 30만9000원으로까지 낮췄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프리지아 폰’. 휴대전화의 주요 기능들 중 130만 화소 카메라와 MP3플레이어 기능만 남겨 가격을 30만9000원으로까지 낮췄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쓰지 않는 기능 ‘군살’은 쏙 뺐다

“요즘 휴대전화에는 쓰지도 않는 기능이 너무 많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전자·멀티미디어박람회(IFA)의 개막제에서 만난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에게 토로한 ‘불만’이다.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게임 등 거의 모든 디지털 기능을 한데 모아 놓은 ‘컨버전스(Convergence·융합) 휴대전화’에 대한 이 같은 반발이 한국 시장에도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가 많이 쓰는 기능만 남기고 군살을 쫙 뺀 실속형 휴대전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화된 기능을 따라 나뉘고 흩어진 ‘디버전스(Divergence·확산) 휴대전화’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 “불필요한 기능은 가라”

삼성전자의 ‘프리지아 폰’에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수신 기능이 없다. 배터리 개수도 줄였다. 별도의 메모리카드를 휴대전화에 끼워 넣을 수 있는 외장 메모리 슬롯도 없다. 주요 기능 중에는 130만 화소 카메라와 MP3플레이어 기능만 남겼다. 그래서 작고 가벼울 수 있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휴대전화 중 가격도 가장 저렴해 30만9000원.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2월 시판된 뒤 최근까지 45만 대가 팔려 나갔다.

휴대전화는 군살을 뺄수록 본연의 기본 기능에 충실해진다.

모토로라의 스타택Ⅲ는 카메라 기능이 없는 대신 세련된 디자인과 깨끗한 통화음질 구현에 집중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퀄컴의 휴대전화용 칩(MSM 6100)을 내장했다. 인간의 귀에 가장 효과적으로 소리가 들릴 수 있는 오디오 포트의 위치를 오랜 연구 끝에 찾아내 설계에 반영했다. 휴대전화 폴더의 안쪽 끝을 곡선 처리해 사용자가 오래 통화해도 피로감을 덜 느끼게 했다. 2월 말 이 제품의 발표회에서 길현창 모토로라코리아 사장은 “휴대전화로 업무를 많이 보는 20, 30대 직장인이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출고가격도 29만7000원으로까지 낮췄다.

LG전자의 ‘와인 폰’도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의 송수신 같은 휴대전화의 기본 기능을 강화한 제품이다. 특히 와인을 즐기는 성숙한 세대인 30, 40대를 겨냥한 ‘특화 폰’이다. 버튼, 글씨 크기, 스피커를 기존 휴대전화보다 2배로 크게 만들었다. 폴더를 열고 통화할 때 휴대전화가 얼굴에 밀착되는 각도를 정확하게 구현했고 잘 보이지 않는 글씨를 확대할 수 있는 돋보기 기능도 있다. 사용 빈도가 높은 메뉴인 알람, 일정, 음성녹음, 설정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4개의 단축 버튼을 액정화면 밑에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가격은 37만 원.

○ ‘위피(WIPI)’ 뺀 30만 원대 휴대전화 깔끔한 기능 돋보여

4월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WIPI·위피)이 없는 휴대전화의 판매가 정책적으로 허용되면서 디버전스 실속 휴대전화는 날개를 달게 됐다. 이동통신 고객 중 47%만 무선인터넷을 사용한다는 시장의 현실이 ‘위피 탑재 의무화’라는 오랜 굴레를 풀어 줬기 때문이다.

팬택계열이 KTF에 공급하는 3세대(G) 영상통화폰인 ‘U-5000’은 위피 기능을 빼면서 30만 원대에 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깔끔한 영상통화뿐만 아니라 101개 국가에서 글로벌 자동로밍 서비스가 가능하다. MP3플레이어, 130만 화소 카메라, 블루투스(근거리무선통신) 기능 등도 지원된다.

LG전자의 KH1200도 위피가 없는 3G 영상통화폰이다. 위피 하나 뺐더니 가격은 33만 원으로 저렴해졌지만 어지간한 40만∼50만 원대 휴대전화의 기능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130만 화소의 카메라가 달렸다. 음악을 들으면서 카메라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같은 다른 기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도 지원된다. 외장 메모리카드를 통해 음악파일의 저장 용량을 자유롭게 늘릴 수 있어 MP3플레이어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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