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선진]‘친디아’ 다음은 인도네시아

  • 입력 2007년 5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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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인 155명을 비롯한 대규모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산업자원부 장관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공동 단장으로 사절단을 이끌었다.

많은 한국 국민에게 인도네시아는 광대한 국토와 천연자원을 가진 나라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이 30년 전부터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기 시작해 현재 1200여 개가 활동 중이고(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로 우리의 투자 진출이 많은 국가)이며, 한국의 9번째 무역 상대국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3만 명 규모의 한국 동포 사회는 인도네시아에서 최대 외국인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항상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범적인 외국인 커뮤니티다.

경제사절단은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자원 및 우수한 노동력과 한국의 기술 자본 개발경험이 상호 보완될 수 있도록 에너지 인프라 산림 정보기술(IT) 방산 등 분야별로 사업 설명회와 개별 기업 면담 일정을 가졌다. 인도네시아에서도 200여 명의 민관 대표단이 참가해 정부 간, 민간기업 간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업계는 고유가 및 원자재난에 대비해 에너지와 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강한 열망을 보였다. 이번에 참가한 업체의 절반가량이 에너지 관련 기업이며, 방문 기간에 체결한 양해각서(MOU)의 상당수가 석유 및 석탄광 공동개발, 석탄 액화 등 에너지 관련 사업이다.

인도네시아의 최근 정치 경제 환경 변화는 인도네시아가 가진 잠재력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새롭게 한다. 인도네시아는 2004년 처음 국민이 직접선거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했다. 정치 경제적 안정을 바탕으로 제도 개혁을 하면서 만성적인 부정부패 척결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2억4000만 명의 인구, 광활한 국토, 풍부한 천연자원 및 노동력은 전문가의 예견대로 중국 인도와 같은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잠재력을 말해 준다.

중국이 최근 인도네시아를 대상으로 ‘묻지 마’식 투자를 하는 반면 한국 기업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자원 개발과 인프라 건설 참여는 장기 또는 대규모의 투자를 요구하며 위험성이 많은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인도네시아도 신뢰성 때문에 외국 국영기업과의 협력을 선호한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이 제공하는 유상 또는 무상 차관의 최대 수혜국이다. 한국은 2009년까지 4억 달러 규모의 정부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작년 8월에는 양국 정부가 조림에 관한 MOU를 체결했고 인도네시아는 50만 ha의 조림지역(제주도 3.8배)을 한국에 제공했다.

정부와 기업이 일체가 되어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자원과 부족한 인프라 사업에 대한 연계 투자를 패키지로 추진해야 한다. 경제사절단의 방문은 석유 가스 유전개발, 발전소 건설, 산업 기술 협력 및 조림 투자 등 프로젝트 중심으로 협력 방안 논의를 본격화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금년으로 예정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방한은 이런 사업이 좀 더 구체적으로 발전하는 또 하나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이선진 주인도네시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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