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읽는 대한민국’에 미래 있다

  • 입력 2007년 1월 2일 2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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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교사 주부 지식인 등 다양한 독자의 인기를 끄는 본보 ‘책 읽는 대한민국’ 시리즈가 올해 3년째로 접어들었다. 이 시리즈의 취지는 활자매체가 영상매체와 인터넷에 밀리고 있는 시대에 읽기를 통해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키워 사유(思惟)와 성찰(省察)의 문화를 뿌리내리자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위인(偉人)은 책에서 길을 찾고, 책에 길을 남겼다. ‘컴퓨터의 황제’라는 빌 게이츠조차 “컴퓨터가 책을 대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폴레옹은 전쟁 중에도 책으로 가득 채운 마차를 대동했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그의 탁월한 전술과 용인술(用人術)도 독서의 산물이었다.

활자매체의 결정판인 신문은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지혜의 나침반이다. 개그맨 김제동 씨는 “나의 아이디어 뱅크는 신문”이라고 했다. 재치와 지혜가 번뜩이는 그의 말은 바로 시중의 ‘유행어 코드’가 된다. 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오전 5시에 일어나 14가지 국내외 신문을 정독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의 평균 독서량은 그리 높지 않다. 지난해 9월 국립중앙도서관이 조사한 독서 실태에 따르면 국민의 24%가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 1인당 연평균 독서량은 2년 전 11권에서 11.9권으로 조금 늘었지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의 비율도 급증했다.

영상매체, 인터넷, 휴대전화 등의 강력한 흡인력이 읽기를 외면하는 세태를 부채질한다. 영상매체와 활자매체는 정보와 지식 전달이라는 기능은 유사하지만 매체의 본질이 다르다. 영상매체의 일방적 콘텐츠에 접하는 수용자는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기회를 잃기 쉽다. 반면에 ‘읽기’는 수용자의 사고력을 증진시키고 나아가 비판적, 대안적 사고로 연결시킨다. 전문가들이 대입 논술의 왕도(王道)로 깊이 있는 독서를 추천하는 것도 바로 읽기의 강점 때문이다.

책, 신문, 잡지 등 활자매체는 지혜의 곳간이다. 당장 눈앞의 번쩍임에 현혹돼 읽기를 소홀히 하는 국민이 많은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선진국일수록 1인당 독서량이 많다. 읽는 국민이라야 진정한 1등 국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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