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기자의 히트&런]‘밑빠진 독’ 한국 야구

  • 입력 2006년 11월 2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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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토브리그의 화두는 ‘쏠림’이다.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와 이가와 게이(한신), 이와무라 아키노리(야쿠르트) 등 일본 프로야구의 대형 스타들은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 야구 스타들의 눈은 일본을 향해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박명환(두산)과 이병규(LG) 등이 일본 진출을 노리고 있다. 박명환은 요미우리와 한신, 이병규는 주니치 등과 협상 중이다.

차이점은 일본은 나가는 만큼 들어오는 선수가 있는 반면 한국은 나가기만 할 뿐 들어오는 선수는 없다는 것.

일본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대만의 우수선수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요미우리는 4년간 총액 30억 엔(약 240억 원)에 이승엽을 잡았고, 라쿠텐은 ‘대만의 류현진’이라는 린언위와 계약했다.

한국 야구는 이 같은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일본 롯데 코치에서 SK의 사령탑으로 복귀한 김성근 감독은 “한국도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한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한 한국 선수는 물론 재일동포 선수, 심지어는 일본 선수들까지도 한국에서 뛰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도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견해다.

김 감독은 “선진 야구와 교류해야 10년 후 한국 야구가 발전할 수 있다. 야구도 축구처럼 세계화로 가고 있지 않나. 해외로 나가는 문을 열어줘야 어린 선수들이 꿈을 갖는다. 동시에 선진 야구가 들어와야 기술적으로 발전한다. 그래야 멋진 야구를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의 생각은 급진적일 수 있다. 그러나 옳고 그름을 떠나 한국 야구의 미래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게 한국 야구의 실정이다.

매년 4월과 포스트시즌에는 야구 열기가 뜨겁다. 4월엔 신선하고 10월엔 재미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떻게 그 열기를 1년 내내 이어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정체되어 있는 한국 야구 부흥을 위해 야구계 전체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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