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원하는 사법정의위해 일부의기대 기꺼이 배반할것”

  • 입력 2006년 7월 1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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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임기를 시작하는 이홍훈 박일환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신임 대법관(왼쪽부터)의 취임식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훈구 기자
6년 임기를 시작하는 이홍훈 박일환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신임 대법관(왼쪽부터)의 취임식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훈구 기자
“저를 대법관 후보로 추천한 보수단체 또는 진보단체의 편파적 신뢰나 일방적 기대를 망설임 없이 털어버리고 기꺼이 배반하면서 오직 국민이 갈구하는 정의의 발견과 선언에만 전념하겠습니다.”

김영란 대법관에 이어 사법부 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에 오른 전수안 대법관은 1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6년 임기의 대법관 업무에 임하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 대법관을 포함해 이홍훈 박일환 김능환 안대희 신임 대법관이 함께 취임식을 했다.

전 대법관은 취임사를 통해 “무엇보다 법원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에 헌신하겠다”며 “국민은 공직자에게 사사로운 의리나 지키라고 세금을 내는 게 아니라는 지적에 공감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의리가 아니라 정의임을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정관념과 관행을 깨뜨리며 배타적 폐쇄적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개방하는 방향으로 법원의 변화가 이뤄지기를 소망한다”면서 “대법관은 더는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는 마지막 자리다. 동료 대법관과 대법원장에게까지도 법원 안팎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일에 용기를 내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특별수사통 검사 출신인 안대희 대법관은 “권력으로부터, 여론으로부터, 나아가 법원 내부로부터도 독립해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심판하는 법관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이홍훈 대법관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배려하는 일에도 깊은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고 김능환 대법관은 “국민은 법관이 완전무결할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직하고 공평하며 솔직하고 합리적이기만을 기대한다”며 중국 법철학자 오경웅 박사의 말을 인용해 포부를 밝혔다.

박일환 대법관은 “하급심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표현돼야만 대법원에서도 좋은 판결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임 대법관 5명이 취임하면서 이용훈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3명 중 12명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법조인으로 채워졌다. 대법관 13명의 평균 나이는 이전의 57.8세에서 54.7세로 젊어졌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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