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파업 지도부에 속았다”는 철도 노조원들

동아일보 입력 2006-03-04 03:06수정 2009-10-0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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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속철도(KTX) 기관사들이 어제 새벽 업무 복귀 신청을 하면서 “지도부의 선동에 휘둘리지 않겠다. 조합원들은 지도부에 속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문제와 관련 없는 주장으로 희생만 낳는 강경투쟁에 더는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3년 전 불법 파업을 했기 때문에 해고자가 생겼는데 이들을 복직시키라며 또 불법 파업을 하는 노조 지도부는 파업 중독증에 걸려 있다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노동조합은 위원장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따르는 전투조직이 아니다. 그런데도 김영훈 위원장은 ‘투쟁명령 3호 총파업 명령, 투쟁명령 4호 산개(散開)투쟁 명령’ 식으로 명령을 연발하고 있다. ‘공공성 강화’를 특히 강조하는 김 위원장의 선동적인 연설을 들으며 ‘국민의 발을 묶는 파업이 공공적(公共的)인지, 아니면 공공의 적(敵)인지’ 헷갈리는 노조원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4조5000억 원의 부채를 국민 부담으로 갚아 달라고 요구하며 철도 교통을 마비시키는 파업을 강행하는 것은 정부와 국민을 상대로 한 협박일 뿐이다. 철밥통 노조의 불법 파업에 원칙을 저버린 양보와 타협은 있을 수 없다. 국민은 철도 불통에 따른 불이익과 불편이 크더라도 이겨 내야 한다. 이철 철도공사 사장이 업무 복귀 명령에 불복한 직원들에 대한 직위해제 등 단호한 태도로 돌아선 것도 파업의 장기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노조의 파업 때마다 정부와 공사가 경영권과 인사권을 약화시키는 ‘퍼주기’로 무마해 온 것이 파업 중독증을 심화시켰다. 이제는 끝을 봐야 한다. 민주노총도 철도노조를 지지하기 위한 총파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법안 처리와 관련한 총파업을 일단 유보했다. 철도노조 파업이 노동계 내부에서도 지지를 못 받고 있는 것이다. 철도노조는 즉각 파업을 끝내 경제 타격, 국민 불편, 조합원 희생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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