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보다 효과적인 高油價 대책은 없나

  • 입력 2005년 7월 1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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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유(原油) 수입량의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배럴당 55달러를 넘어섰다. 정부는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야간 할인매장과 찜질방의 영업시간 단축, 자동차 요일제(曜日制) 운행 같은 강제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정도가 근본적인 대책일 수는 없다. 할인매장 영업제한은 오히려 경기(景氣)회복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고유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고, 유가 상승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중동지역을 비롯한 산유국들의 공급 불안과 중국 등의 수요 증가가 고유가를 촉발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석유자원의 고갈 위기와 관련이 있다. 세계의 유관 기업들은 석유 탐사에 해마다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지만 성과는 탐사비도 못 건지는 수준이다. 고유가 고착화에 대응하는 중장기 에너지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국가적 과제로 등장한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의 개선과 대체 에너지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자면 정부가 앞장서고 산업계와 국민이 적극 호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도 원자력발전소 사업은 대안(代案) 없는 원전 반대운동에 발목 잡히고, 정부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하나 건설하지 못한 채 시간만 끌고 있다. 수소에너지 같은 대체 에너지 개발도 미국이나 일본 수준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

유가상승에 따른 원자재 가격 인상은 국내 제품의 국제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내수(內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수출마저 둔화되면 경제가 더 꼬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전시성(展示性) 미봉책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보다 유효한 장단기 대책을 다각적으로 제시하고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바란다.

국민 모두가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름철 직장에서 넥타이를 풀어 냉방 온도를 2, 3도라도 높이는 것이나 출퇴근 때 대중교통수단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더울 때는 가정에서도 땀을 좀 흘리며 지내자는 사회 분위기가 진작된다면 이 또한 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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