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보고서, 경제 발목잡는 ‘굼뜬 정부’에 경고음

입력 2005-06-30 03:14수정 2009-10-0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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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시간이 없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9일 발표한 ‘매력 있는 한국-G10 in Y10 프로젝트: 2015년 10대 선진국 진입전략’ 보고서는 정치권과 행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를 담고 있다.

○ 정부와 사회 경쟁력 특히 낙후

삼성경제연구소는 지금과 같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21위의 시스템 경쟁력으로는 험난한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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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는 양적인 측면에서는 세계 11위, 질적인 측면에서는 19위로 분석됐다.

하지만 교육 건강 환경 일자리 안보 문화 등 삶의 질은 OECD 회원국 중 26위로 최하위 그룹에 속한다.

이처럼 경제력이나 삶의 질이 미흡한 것은 취약한 ‘시스템 경쟁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무원 개개인의 자질은 우수한 편인데도 정부 조직은 비효율적이어서 혁신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3대 도전…중국, 고령화, 통일비용

한국은 10년 안에 △중국 △고령화 사회 △막대한 통일비용이라는 3가지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중국은 15년 뒤인 2020년에 단일국가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고 인도도 유럽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은 2018년에 14%, 2024년에 20%로 늘어난다. 생산가능 인구(15∼64세)는 2017년부터 뚜렷이 감소할 전망이다.

이 연구소는 한국이 통일되면 10년 동안 546조 원의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 주민의 기초생활 보장을 위해 447조 원, 북한경제의 산업화 지원을 위해 99조 원의 돈이 필요하다는 추산이다.

○ 향후 10년이 한국의 운명 좌우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이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꾸려 나가느냐에 따라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는 퇴보 시나리오(Failure Scenario). 연평균 성장률이 2.6%로 떨어지고 경제 규모는 15위로 추락한다. 경제는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다. 북한 체제가 무너진다면 한국경제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빠지게 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달러 이하로 후퇴하고 남미 국가들처럼 상당 기간 후진국 신세를 면할 수 없다.

둘째는 현 상태 지속(Status quo Scenario). 정부는 일부 개혁 성과를 내지만 전략목표 설정과 추진력 부족, 관료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성장률이 지금보다 후퇴한다. 잠재성장률은 4.1%로 둔화되고 경제 규모 또한 세계 12위로 하락한다.

셋째는 도약 시나리오(Success Scenario). 잠재성장률은 6.3%로 높아지고 GDP 규모는 세계 10위를 유지하면서 1인당 GDP도 2009년 2만 달러, 2015년엔 3만 달러에 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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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12개의 열쇠’로 풀자▼

‘모두가 공유하는 국가의 미래 청사진이 없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이 지향해야 할 좌표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10년 뒤인 2015년의 국가 비전을 ‘매력 있는 한국’으로 설정했다. 2015년까지 한국의 경제력을 10대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목표다. 이를 위해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세계 10위를 유지하고 1인당 GDP는 3만5000달러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 다음은 이를 위해 이 연구소가 제시한 방안이다.

○ 혁신주도형 경제로 승부 보자

지식기반형 경제로 이행하는 데 국가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정부에 과감한 경쟁 메커니즘을 도입해 공정한 평가에 따라 보상해 주는 ‘경쟁의 장(場)’을 만들어야 한다. 벤처 창업과 기술 지원에 적극 나서고 연구개발(R&D) 성과가 산업에서 상용화하는 단계를 구축해야 한다. ○ 정부 혁신과 글로벌 네트워킹

중앙 부처를 슬림화하고 공직을 현재의 계급제에서 기능 중심의 직위분류제로 바꿔야 한다. 부처별로 업무특성과 전문성에 입각해 공무원임용제도를 다변화하고 인사경력제도를 새로 만드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법률적인 근거가 없는 규제는 금지하는 규제법정주의를 채택하고 가칭 ‘규제개혁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제3의 기관에서 규제 영향에 대한 평가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 법치질서 확립은 필수

경찰력의 권위를 회복해 민주적인 공권력 행사가 가능하도록 엄정한 법치주의를 확립해야 한다.

이해집단 간 갈등을 풀기 위해 국무총리 산하에 ‘공공정책 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

통일 직전까지 매년 GDP의 1.5%를 통일기금으로 적립하고 정부의 통일관련 지원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하는 ‘통일기금관련법’(가칭)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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