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동방신기 ‘로열 필’ 협연이 보여준 가능성

  • 입력 2005년 4월 8일 2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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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스타 그룹’ 동방신기가 세계적 오케스트라인 영국 로열 필과 내달 서울에서 협연하기로 했다. 클래식뿐 아니라 크로스오버 연주 활동에도 적극적인 이 오케스트라는 세계 정상급 대중가수들과 공연한 바 있다. 동방신기의 협연은 국제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보아도 손색이 없다.

5명의 동방신기는 남들과 다른 길을 택한 젊은이들이다. 순탄하고 안정적인 진로 대신에 음악이라는 불확실한 세계에 뛰어들어 각고의 노력으로 그들만의 음악을 창조했다. 국가에 대한 이들의 기여는 크고 값진 것이다. 창의성과 상상력이라는 미래의 영역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져 성공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소수의 재능 넘친 연예인과 제작자들이 만든 ‘한류 열풍’이 수조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나라에 큰 힘이 되고 있지 않는가. 이젠 뛰어난 연예인을 길러내는 것도 국력이다.

혼돈과 전환의 시대,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재능은 크게 바뀌었다. 공부를 잘하는 젊은이는 그들대로 지식과 학문의 길로, 다른 가능성이 있는 청소년은 각자의 길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 각양각색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역할을 효율적으로 분담하는 일이 국가경쟁력 강화의 지름길이다. 동방신기 멤버들에게 음악 아닌 다른 공부를 강요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이들의 성취는 국가 차원의 인재 육성에 획기적 발상 전환이 있어야 함을 보여 준다.

그럼에도 우리 교육이 시대 변화를 쫓아가지 못할 뿐 아니라 그러기 위한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학생 각자에 맞는 ‘맞춤 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동방신기가 음악적 재능을 꽃피우기까지 학교가 해 준 일은 없다.

따라서 ‘무기력한 공룡’이 돼버린 공교육 개혁의 최우선 과제는 획일성과 규격화의 탈피다. 동방신기 같은 성공 사례가 개인들의 노력만이 아닌, 공교육 체제 속에서도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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