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80세 고령화시대’ 국가대책 급하다

  • 입력 2004년 12월 20일 17시 57분


코멘트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지난해 77세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11년 전보다 5.3년이 길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4, 5년 뒤엔 80세를 넘어설 전망이다. 장수(長壽)는 인류의 오랜 염원이자 의료과학의 발전 등이 가져다준 축복인 만큼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수명연장을 마냥 반길 수만도 없는 현상들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걱정스럽다.

첫째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어린이 3명에 노인 1명꼴인 인구구조가 저출산과 수명연장 때문에 2050년에는 어린이 1명에 노인 3명꼴로 역전된다. 둘째는 근로연령 단축 현상이다. 조기퇴직이 확산되면서 60세는 고사하고 40, 50대에 정년을 맞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일자리 없는 여생이 30년, 40년에 이른다는 것은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현상들 때문에 2010년에는 젊은이 7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지만 2050년에는 돈을 버는 3명이 못 버는 2명을 먹여 살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구조가 굳어지면 생산력과 소비력이 떨어지고, 재정과 연금은 부실화되며, 노인 빈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할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한 범국가적 대책이 절실하다.

저출산 대책은 여성들이 ‘육아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근로연령 연장은 규제수단을 통해 이루려고 해서는 안 된다. 기업 투자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늘리고, 생산성과 정년이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임금피크제 등이 확산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고령화는 먼 장래가 아닌 지금의 과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