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도시 범죄지도]<1>서울…사람 많은 강남-서초-송파 犯罪 잦아

  • 입력 2004년 9월 29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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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는 올해 1∼7월 전국에서 발생한 살인 강도 강간 등 3대 강력범죄 6270여건의 현황을 입수해 지역별 인구, 재산 및 소득, 전출입 인구 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4면) 한편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통해 공간적으로 가공했다(5면). 범죄 현황 분석과 GIS 가공 결과를 전국 주요 도시별로 4회에 걸쳐 시리즈로 소개한다.》

서울에서는 강남 서초 송파구 등 강남지역에서 살인 강도 강간 등 3대 강력범죄가 빈발했고 도봉 용산 동작구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같은 사실은 올해 1∼7월 서울에서 발생한 3대 강력범죄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밝혀진 것.

‘사람이 몰리고 유흥가가 많은 지역에서 범죄가 빈번할 것’이라는 통념이 이번 분석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또 흥미로운 점은 유흥지역보다는 지역경제수준이 강력범죄와 더 큰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강력범죄 양상=서울의 강력범죄 발생분포는 상업지역에서 빈도가 높고 주변의 주거지역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구조를 이룬다. ‘상업지역은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강력범죄 발생률 역시 높을 것’이라는 상식을 뒷받침하는 것.

실제 분석대상 기간 중 강남구에서는 살인 6건, 강도 64건, 강간 56건 등 모두 126건의 강력범죄가 발생했다. 또 서초구에서는 113건(살인 1건, 강도 70건, 강간 42건), 송파구에서는 88건(살인 3건, 강도 39건, 강간 46건)이 발생했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일대는 대규모 사무실과 쇼핑센터, 유흥주점 등이 밀집한 데다 교통량이 많은 곳이다. 강남구의 하루 유동인구는 약 360여만명으로 도봉구의 135만명에 비해 약 3배에 이른다.

반면 아파트 및 주택가가 밀집한 도봉 노원 용산 성동구는 10만명당 강력범죄 발생건수가 강남 서초구의 절반 이하 수준에 그쳤다. 서울에서 범죄가 가장 적게 발생한 지역은 도봉구(총 32건)였으며 이어 용산구 41건, 동작구 46건의 순이었다.

▽상관계수로 본 강력범죄=서울시의 구별 인구통계 데이터와 유흥업소 수, 전출입 인구, 재산세 등과 강력범죄의 상관계수를 분석한 결과 이들 변수가 범죄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간 경제수준과 강력범죄의 상관계수가 0.8로 나타나 가장 높았다. 지역 내 재산세 총액을 기준으로 상위 5개 지역인 강남 서초 송파 영등포 강서구와 하위 5개 지역인 강북 도봉 금천 성동 중랑구의 강력범죄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상위지역의 범죄가 하위지역보다 53%나 높았다.

이는 서울 전체 평균과 비교할 때 상위지역은 32%가 높고 하위지역은 21% 낮은 수치다.

강간의 경우 구 단위 전출입 인구와의 상관계수가 0.62로 관련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전출입 인구가 많아 지역사회의 유대관계가 낮은 지역일수록 강간의 발생 양상이 높게 나타난다는 의미다.

또 강간은 단란주점과의 상관계수가 0.67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대표적인 유흥업소인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이 686개로 가장 많은 강남구의 경우 강간이 56건이었던 반면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이 모두 91개인 도봉구는 17건에 불과했다.

한편 날씨, 기초생활수급자 수, 60세 이상 인구, 자가(自家)가구비율 등과 범죄발생과는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도출하기 어려웠다. 이는 이들 변수와 범죄발생의 상관관계가 없다고 하기보다는 분석대상이 올해 발생한 강력범죄로 제한돼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관계수:

두 개의 변수가 서로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 전혀 관계가 없으면 0, 완전한 비례관계를 가지면 1로 표현된다. 통상적으로 상관계수가 0.6 이상이면 ‘둘 사이의 관련이 높다’고 판단된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강도 수-목-금, 살인 목-금요일 집중▼

요일과 범죄 발생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분석대상 기간 중 서울에서 발생한 살인 강도 강간 등 3대 강력범죄는 총 1621건. 이 중 금요일에 가장 많은 15.5%(252건)가 발생했다. 이어 토, 수, 목요일 순이었다. 주말이 가까워질수록 강력범죄가 많이 발생한 것.

사건유형별로 보면 살인사건은 목, 금요일에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120건의 살인사건 중 46건이 이 두 요일에 발생해 전체의 38.3%를 차지했다.

강도범들은 수∼금요일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도사건 718건 가운데 47.6%가 수(118건) 목(113건) 금요일(111건)에 걸쳐 일어났다.

강간의 경우 모두 783건 중 금요일에 118건(15.0%), 토요일에 130건(16.6%)이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말로 갈수록 사람들의 긴장이 풀리는 경향이 있고 이에 따라 각종 범죄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어떻게 조사했나▼

서울과 6대 광역시의 강력범죄 발생 분석에서는 범죄의 시간 공간적 특징, 사회 경제적 요인과 범죄와의 상관성 등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통해 지도상에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이 가장 큰 특징.

우선 경찰청이 작성한 ‘2004년 1∼7월 살인 강도 강간 등 3대 강력범죄 데이터’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서병수(徐秉洙·한나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해 범죄 다발지역 및 범죄유형에 따른 지역별 발생 양상 등을 살펴봤다.

이어 범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총인구 △전출입인구 △60세 이상 인구 △유동인구 △총가구 △자가 가구 비율 △구(區) 세수(재산세+토지세) △기초생활수급자 수 △단란·유흥주점 수 등 각종 요인을 선정해 관련 자료를 뽑아 범죄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또 각 지역의 다양한 인구학적, 사회경제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시의 25개 자치구 및 6대 광역시 관련기관으로부터 지난해의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부과자료, 기초생활수급자 수, 유흥주점 수 등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해 범죄와의 관련성을 살폈다. 유동인구 통계는 서울시 및 각 광역시 교통국의 통행실태 데이터베이스에서 얻었다. 이 밖의 각종 통계는 서울시 및 각 광역시의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했다.

GIS 분석을 위해서 3대 강력범죄에 대해 △공간적 분포 패턴 △군집(cluster) 등에 대해 분석 확인하는 한편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범죄율과의 상관관계 분석도 함께 수행했다. 분석에 사용한 소프트웨어는 EXCEL, S-PLUS, ArcGIS 등이다.

본보 취재팀은 이번 분석을 위해 중앙대 이민규 교수(신문방송학·탐사보도 기법), 경희대 황철수 교수(지리학·범죄GIS),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최인섭 범죄동향연구실장(범죄양상 분석) 등의 도움을 받았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시리즈 순서▼

1회:서울

2회:부산 울산

3회:인천 광주

4회:대구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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