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곤 교수의 Really?]화강암지역의 지하철역 라돈 많아요

  • 입력 2004년 9월 21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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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서 국내 지하철역의 라돈 양을 조사한 기사가 나왔다. 미국은 이미 1980년대에 건물 내 라돈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결과 간단히 가정에서 쓸 수 있는 라돈 측정기가 개발되고 부동산을 사고 팔 때에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서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통계가 없지만 미국에서는 흡연 다음으로 라돈이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라돈은 왜 위험한 것일까.

라돈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소의 하나로 냄새나 색깔이 없으며 그 자체로는 해가 없는 기체다. 하지만 라돈은 이틀 정도 지나면 다른 원소로 붕괴하는데 이 붕괴된 원소는 먼지가 잘 달라붙게 하는 성질이 있다. 만일 라돈이 폐에 많이 쌓이면 여기에 먼지가 달라붙어 폐암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최근 라돈 양이 많다고 발표한 지하철역 중의 하나가 필자가 이용하는 곳이라서 놀랐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한 가지 짚이는 점이 있었다. 필자가 사는 동네 이름에는 ‘바위 암(岩)’ 글자가 들어있다. 동네 이름에 ‘암’이 포함된 곳은 주로 화강암 바위가 많아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런데 화강암은 퇴적암보다 라돈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원래 라돈은 우라늄 토륨 라듐 등이 붕괴돼 만들어지는데 이런 원소들은 화강암에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동네이름에 ‘암’이 포함돼 있다고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다. 라돈은 기체로 존재하기 때문에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라돈이 어느 시점에 많다고 해도 그곳에 환풍장치만 갖춰져 있으면 인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의 양으로 금세 줄어든다.

하지만 틈이 많이 생겨 있고 환풍장치가 안돼 있는 오래된 건물에서는 라돈이 얼마나 있는지 걱정할 만하다. 라돈은 지하실과 암석층과의 틈새, 파이프의 틈, 노출된 흙 등을 통해 건물 내부나 지하철역에 들어와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준곤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chay@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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