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영원한 2류 국가’로 전락할 건가

  • 입력 2004년 9월 14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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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연평균 잠재성장률이 1996∼2003년 5.4%에서 2004∼2010년 4.0%로 떨어졌다고 삼성경제연구소가 진단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영원한 2류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 냈고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도 선진국 진입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았던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기막힌 노릇이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경제의 기초체력이 저하되고 경제주체들이 나눌 ‘파이’가 근본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작 4%의 잠재성장률로는 매년 새로 필요한 일자리 40만∼50만개를 만들어 낼 방법이 없다. ‘이태백-삼팔선-사오정-오륙도’ 등 연령층을 불문한 실직 공포는 날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 이미 1만달러대를 넘어 2만, 3만달러대로 치닫고 있는 복지와 분배 수요를 충족시키느라 납세자는 등이 휘고 나라살림은 뿌리가 흔들릴 것이다. 설령 경기가 좋아 일시적으로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을 하더라도 민생은 후유증인 물가 불안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물론 잠재성장률이 고정불변(固定不變)은 아니다. 능력에 따른 보상과 사유재산 보호로 경제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산업을 키우면 잠재성장률은 올라간다. 하지만 하향평등주의와 반(反)기업 정서가 우수 인재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정부마저 중심을 잃고 오락가락한다면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마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풀어야 한다. 노 대통령은 많은 공약을 했지만 대다수 국민이 경제회복을 가장 절실히 원하는 이상 국정의 우선순위는 분명하다. 노 대통령은 ‘잠재성장률 7% 달성’과 ‘기업하기 좋은 나라’ 등의 공약으로 돌아가 국정의 방향타를 2류 국가 전락에서 선진국 진입으로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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