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대한 인식차이가 한미동맹에 심각한 도전"

  • 입력 2004년 6월 9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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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인식 차이가 한미동맹의 기초에 가장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 발표에도 반영됐다는 주장이 8일 제기됐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아시아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전략과 감정-미국과 한미동맹에 관한 한국인의 견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한미 양국의 전문가 12명이 한미관계 역사와 반미감정에 영향을 미친 사건들에 대한 분석, 한국에서의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작성했다.

▽반미감정 분석=한미동맹의 기초에 가장 심각한 도전은 한국과 미국의 북한에 대한 인식과 정책의 명백한 차이이다.

한국 일반 국민의 분위기에는 더 이상 북한에 대한 공포를 찾을 수 없다. 반공주의가 더 이상 양측을 결합시키는 원칙이 아닐 때 동맹관계와 미군 주둔의 근본 이유와 공동의 위협에 대한 인식에 관한 기존 가정은 문제가 된다.

이것은 주한미군 1개 여단이 이라크 파견과 주한미군을 감축하겠다는 미 행정부의 발표에 반영됐으며 양국은 전통적으로 그들을 결속했던 목표를 넘어서는 동맹의 목표를 찾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한국의 차세대가 북한을 덜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됨에 따라 미국은 부적절한 존재로 간주되게 됐고, 최악의 경우 한반도 긴장 완화나 화해의 장애물로 간주되게 됐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과 한국의 경제관계의 가치는 대미관계의 가치를 넘어서기 시작했으며 이는 한국의 전략적 계산에서 미국의 중요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자주적 대미 군사 태세 촉구는 한국의 미국과의 동반자 관계에 대한 강력한 필요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한쪽의 부정적 감정의 표출은 다른 쪽의 대항하는 분노를 유도하면서 지도자들의 통제력을 넘어서 상대방의 감정을 악화시키는 작용 반작용의 역학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에 대한 한국민의 감정이 더 이상 악화되면 계속적인 동맹의 질을 위협할 수 있으며 전략적 관계에 대한 한국의 헌신적 태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의 미국에 대한 감정은 복잡 다양해 '반미주의'나 '급진적 젊은층'과 같은 극단적으로 단순화한 개념에 맞지 않다. 사업가, 고위 관료, 학자들은 계속 미국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의 젊은층이 나이가 들어서도 부정적 대미감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

▽반미감정 해소를 위한 제안=보고서는 한국에 대해서는 사회 일각에서 미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증가하는데 대해 정부가 적절한 책임을 지고 이 같은 경향을 바꾸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한국의 국가 지도자와 시민단체 지도자들은 국내에서의 인기를 얻고 민족감정을 과시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포함한 미국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도 조언했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한국 정부는 동맹관계의 미래를 위해 한반도 뿐만 아니라 지역적, 세계적 문제에 보다 큰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측에는 한미동맹의 질을 격상하고 양국 관계의 성격 변화를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 정부의 카운터파트들과의 진정한 협의 과정에 들어가라고 권고했다.

주한미대사관과 주한미군은 한국사회에서의 사회적 문화적 발전상황을 추적하는 전담자를 지명하고 홍보를 공식화하고 격상하는 문제와 인터넷 매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라고 권했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 사회 일각에 미국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수용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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