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TV연설로 뜬 닉슨, TV토론서 케네디에 무릎”

  • 입력 2004년 5월 17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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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왼쪽) 후보와 리처드 닉슨 부통령 후보. 아이젠하워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닉슨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 사진제공 히스토리 채널
195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왼쪽) 후보와 리처드 닉슨 부통령 후보. 아이젠하워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닉슨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 사진제공 히스토리 채널
“미국인들은 그가 휠체어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대통령으로 뽑아주지 않았을 것이다.”

소아마비를 앓았던 미국의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1882∼1945)에 대한 평가다. TV 시대였다면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제는 미디어가 이미지는 물론, 말 한 마디나 행동 하나로 정치인을 스타로 만들기도 하고 추락시키기도 한다.

케이블 히스토리 채널이 18일 첫 방송하는 4부작 다큐멘터리 ‘미디어와 대통령’(화·수 오전·밤 10시)은 미국 미디어 정치의 과거와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미국 히스토리 채널에서 2002년 방송됐다.

1부 ‘아이젠 하워 vs 닉슨’에서는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리처드 닉슨 부통령의 당선 과정을 추적했다. 아이젠하워는 1952년 대선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는 39세의 닉슨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

그러나 뉴욕포스트가 닉슨의 비밀자금 스캔들을 폭로하자 아이젠하워는 닉슨에게서 등을 돌리려 한다. 닉슨은 사퇴 대신 TV 연설로 “공화당에 전보나 편지를 보내 제가 물러나는 것이 옳은지 밝혀 달라”고 말해 칼자루를 여론에 넘긴다. 이 연설에 감동받은 미국인들은 공화당에 압력을 가하고 닉슨은 부통령 후보로 남는다. 이처럼 미디어를 활용했던 닉슨도 1960년 대선에서는 미디어 정치에 탁월한 감각을 가졌던 존 F 케네디 후보에게 무릎을 꿇는다.

2부 ‘미디어 전쟁’에서는 23년간 워싱턴포스트의 편집국장을 지낸 벤 브래들리 기자가 나온다. 그는 케네디 존슨 닉슨 등 전 미국 대통령들과 맺었던 일화를 털어놓는다. 3부는 ‘대통령 선거전’을, 4부는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도서관 건립 실상을 밝힌 ‘미디어 vs 대통령 도서관’을 각각 다뤘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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