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책][문학예술]'청소년을 위한 장길산'

  • 입력 2004년 1월 16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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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현 화백이 그린 청소년용 ‘장길산’의 주인공 장길산.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큰 뜻을 품었던 장길산을 통해 청소년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책이있는마을

김세현 화백이 그린 청소년용 ‘장길산’의 주인공 장길산.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큰 뜻을 품었던 장길산을 통해 청소년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책이있는마을

◇청소년을 위한 장길산(전10권)/황석영 글 김세현 그림/각권 240쪽 내외 각권 8000원 책이있는마을

소설가 황석영씨(61)가 자신의 대하소설 ‘장길산’(창비)을 개작한 ‘청소년을 위한 장길산’을 새로 선보였다.

작가는 “요즘은 네댓 살 때부터 ‘그리스 신화’를, 그 이후엔 ‘해리 포터’를 읽는다고 들었다”며 “자라나는 세대일수록 자기 마음자리, 민족근원, 정서의 고향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우리 역사소설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원작 ‘장길산’은 1974년 7월부터 1984년 7월까지 작가가 만 10년 동안 매달린 일간지 연재소설. 허균의 ‘홍길동전’, 홍명희의 ‘임꺽정’ 등 의적소설의 계보를 잇는다.

장길산은 조선 숙종 때 노비의 소생으로 태어나 광대 부부의 손에서 자란다. 탈춤과 무예에 뛰어난 데다 용모가 수려한 길산은 천출(賤出)의 한을 삼키며 떠돌다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당대의 사회적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뜻을 세우고 구월산의 의적이 돼 지배계층에 대항하는 등 활약을 펼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7세기 말 조선 민중의 정서와 생활상을 치밀하게 그려 ‘민중사의 장강(長江)’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작품은 대부분의 의적소설이 그렇듯 소설의 무대가 되는 시대보다는 소설 집필 당시의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적 억압에 대한 저항으로 읽히기도 한다.

청소년용으로 다시 쓰면서 작가는 주인공 장길산 위주로 줄거리를 간추리고 1000명이 넘는 등장인물도 솎아냈다.

고어(古語)나 사어(死語)는 쉽게 풀거나 뺐다. 모두 10권으로 이뤄진 원본은 한 권이 200자 원고지 1500장가량이나 청소년판에서는 권당 500∼600장에 맞췄다. 분량으로는 원본의 3분의 1.

‘장길산’은 오늘의 청소년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 수 있을까. 작가는 “최근 백화점에 들렀다가 엄마와 어린아이가 TV드라마 ‘대장금’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아이들도 역사에 관심이 있다는 거죠. ‘장길산’은 본격문학의 틀을 하고 있지만, 내용에는 무협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또 왕후장상을 다룬 것이 아니라 백성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 땅의 ‘백성’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개인의 자유,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으니까요.”

‘장길산’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SBS에서 80부작으로 5월부터 방영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생부터 고교생까지 읽을 수 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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