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선진 엘리트 교육 현장<4>호치키스 스쿨&밀턴 아카데미

입력 2003-12-02 17:04수정 2009-09-28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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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코스에서 연습하고 있는 호치키스 스쿨 학생들.

●좋은 시설은 좋은 교육의 기본

정부로부터 어떤 보조도 받지 않는 ‘독립학교’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보딩스쿨(기숙학교)은 경영상 완전히 독립해 있다. 보딩스쿨이 매년 공개하는 기본자산은 학교의 재정상태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지표. 부동산을 포함한 고정자산이 아니라 학교설립 이후 적립된 현금을 뜻한다. 호치키스 스쿨의 기본자산은 2억9000만달러. 특히 졸업생이나 학부모가 낸 기부금은 지난 한 해(2002∼2003) 무려 310만달러(약 37억원)였다. 철도왕 반더빌트와 실업가 모건 등 재벌가 자제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로 유명한 세인트 폴스 스쿨이 264만달러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액수다.

코네티컷주 작은 도시 레이크빌에 위치한 호치키스 스쿨은 커다란 호수와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매우 아름다웠다. 이 학교의 윌리엄 래히 처장(입학 및 재정 담당)은 “졸업생을 비롯한 많은 인사들이 학교발전을 위해 기꺼이 기부금을 내며 그 기부금으로 체육관이나 음악실을 증축하고 기숙사를 단장하는 등 시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학교에는 12개나 되는 운동장과 수영장 아이스링크 스쿼시코트가 있으며 9개 홀의 골프코스까지 있다. 지금도 중앙빌딩과 연결시킨 음악예술센터를 내년 가을 완공 목표로 신축중인데 12개의 연습실과 음악전용도서실 음악감상실 뿐 아니라 715석 규모의 콘서트홀을 갖출 예정이다.

호치키스 스쿨의 첨단시설이 갖춰진 생물실험실에서 학생들이 박테리아의 DNA를 이용해 단백질을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다.레이크빌=김진경기자 kjk9@donga.com

래히처장은 “학생들이 내는 학비가 비싸다고는 해도 이곳에서는 한 학생을 교육시키는데 드는 비용의 60%만을 충당한다”며 “나머지는 졸업생들이 내는 기부금 등으로 메꿔 나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좋은 시설과 220개의 다양한 교과과정을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하고 질 높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학교측의 설명. 교직원 120명 중 72%가 석사 혹은 박사. 중국어도 초급부터 응용까지 6단계가 있으며 대학에서 인정되는 학점을 미리 취득하는 AP(Advanced Placement)과정이 20개나 된다. 그만큼 실력있는 교사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수학과목만 해도 3개다. 첨단실험실에서 학생들은 직접 실험을 하며 결과를 눈으로 확인한다. 학생들이 어느 분야든지 실력을 쌓을 수 있을 만큼 학교는 뒷받침해준다.

애나 래더(11학년)는 “스포츠와 교과목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 이 학교에 들어왔다”며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지만 굳이 주말에 학교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스쿼시를 하거나 암벽등반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이 갖춰져 있다”고 자랑했다.

한국인 유학생 박혜연양(11학년)은 “이곳에서는 커뮤니티를 강조한다”며 “학교를 가족같이 생각하고 학교를 싫어하면 학교나 학생이나 발전이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강조했다.

래히 처장은 “학생들은 재학 중 자신에게 얼마만큼의 교육비가 투자되는지 알고 있다. 그들도 역시 사회에 나가 성공하면 호치키스 커뮤니티와의 강한 유대감으로 다시 학교를 찾고 후배를 위해 기꺼이 기부금을 내놓는다”고 주장했다.

어학학습실의 밀턴 아카데미 학생들.

●좋은 학생으로 교육해 좋은 학교로 진학시킨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근처에 위치한 밀턴 아카데미는 미국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대학 진학률 1위’인 학교. 올해 졸업생 172명의 아이비리그 진학률만 보면 브라운대 10명, 하버드대 7명, 펜실베이니아대 5명, 프린스턴 코넬 컬럼비아대 각 4명, 예일 다트머스대 각 2명 등이다. 최근 5년간의 진학률을 보면 ‘대학 진학률 1위’라는 사실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하버드대 69명, 브라운대 54명, 컬럼비아대 44명, 예일대 35명 등으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진학하는 상위 15개 대학에 아이비리그 8개 대학이 다 들어가 있다.

이 학교의 폴 리벅 입학처장은 “입학처에서 밀턴 아카데미에 잘 맞는 학생, 즉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고 대학진학 카운슬러는 그 학생에게 가장 잘 맞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 졸업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점수는 평균 1340점. 이 학교의 올해 졸업생이자 베스트셀러 ‘나 혼자 간 미국고등학교 유학기’의 저자 허창희씨(20·시카고대 경제학과 1년)는 “단 3시간 정도 만에 끝나는 SAT보다 고등학교 전체 생활을 말해주는 성적에 대학이 더 많은 비중을 둔다”고 말한다. 물론 밀턴 아카데미에서 공부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모든 대학이 잘 알고 있으며 그만큼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얘기다.

가을비로 촉촉히 젖은 밀턴 아카데미의 캠퍼스 위를 학생들이 걷고 있다.100년도 훨씬 넘은 학교 건물과 낙엽이 잘 어울린다. 밀턴=김진경기자

리벅 처장의 명함 뒤에는 ‘두려움 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교실 안팎에서 창조적이고 비판적으로 생각함으로써 진리의 화신이 되도록 교육시킨다’는 교훈이 적혀 있다. 구체적으로 그는 “학생이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생각을 표현하고 그 과정에서 교육이 되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높은 진학률보다는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이 학교의 장점으로 꼽았다. 베일리 캐럴(10학년)은 “교사와 학생이 언제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좋아 이 학교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수학클럽의 회장이라는 한국인 유학생 김시선양(12학년) 역시 자유스러움과 다양성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만화 바이올린 테니스 등 5개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공부건 취미건 자신의 관심분야가 무엇이든지 학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활동은 대학입학시 유리하게 작용한다. 미국의 대학은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나타내는 학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에서는 자신의 취미활동이 입시에 방해가 됐을 텐데 이곳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대학진학 카운슬러는 대학측이 신입생 선발 때 요구하는 학생들의 활동사항을 오디오나 비디오로 담아준다. 리벅처장은 또 “한국을 비롯해 동양의 부모들은 하버드 예일 등 다섯 대학교밖에 모르는데 작지만 좋은 학교들이 많다”며 “이들을 설득해 좋은 학교로 진학시킨 것도 진학률을 높이는데 기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호치키스 스쿨1891년 코네티컷주 레이크빌에 남학교로 설립됐다. 9∼12학년 남녀학생 555명이 공부하고 있다. 드레스 코드가 있어 남학생은 코트와 타이를 착용해야 한다. 교사 대 학생의 비율은 1대 5. 외국인 학생은 14%. 학비는 기숙학생이 연 2만9925달러. www.hotchkiss.org밀턴 아카데미1798년에 매사추세츠주 밀턴에 세워진 남녀공학.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3년 프로그램이 있으며 기숙사생활은 9학년부터 가능. 드레스 코드는 없다. 학급당 학생 수 14명. 16개국에서 온 외국인을 포함해 기숙학생이 296명. 학비는 기숙학생이 연 3만1025달러. www.milton.edu

레이크빌·밀턴=김진경기자 kjk9@donga.com

○호치키스 스쿨

1891년 코네티컷주 레이크빌에 남학교로 설립됐다. 9∼12학년 남녀학생 555명이 공부하고 있다. 드레스 코드가 있어 남학생은 코트와 타이를 착용해야 한다. 교사 대 학생의 비율은 1 대 5. 외국인 학생은 14%. 학비는 기숙학생이 연 2만9925달러. www.hotchkiss.org

○밀턴 아카데미

1798년에 매사추세츠주 밀턴에 세워진 남녀공학.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3년 프로그램이 있으며 기숙사 생활은 9학년부터 가능. 드레스 코드는 없다. 학급당 학생 수 14명. 16개국에서 온 외국인을 포함해 기숙학생이 296명. 학비는 기숙학생이 연 3만1025달러. www.milton.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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