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 출신인 노 대통령은 이날 진해에서 열린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기공식에 참석한 뒤 경남도청에서 지역인사 400여명과 가진 오찬간담회를 갖고 “아무리 지우려 해도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이 고향”이라며 ‘고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보통 외지에 나가 성공한 뒤 정치 한 번 해보려고 고향을 찾아 정치 입지를 굳히곤 하는데, 나는 어쩌다보니 고향에서 정치를 시작하고 고향을 잃어버렸다. 한때는 고향에 돌아오면 다소 썰렁하고 시선도 따뜻하지 않아 인간적으로 고통이 컸으며 정치적으로 재미를 못 봤다”며 부산에서 출마해 여러 차례 낙선한 사실을 회고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4개월 만에 탄핵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내가 4개월 만에 잘하면 얼마나 잘 하겠느냐”며 “한국 사회가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올 연말, 내년 상반기가 넘어가면 나도 성과를 말할 수 있는 몇 가지가 있다. 지금은 무력해 보이지만 하나하나 실력으로 바로잡아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옆에 있던 김혁규(金爀珪) 경남지사가 인사말에서 “같은 고향 출신인 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역사적으로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기 바란다”고 한 데 대해 “경남은 좋은 지도자가 많이 있고, 김 지사가 사업을 잘 하고 있다”고 김 지사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경남이 2008, 2009년까지 2만달러로 가야 다른 도(道)도 2010년까지 따라올 수 있다. 경남은 할 수 있으며, 나도 돕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부산∼거제 연결도로 기공식에서는 “부산 경남지역은 동북아 경제중심으로 선도해갈 중심무대이고,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를 이끄는 견인차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후에 거제 대우조선소를 찾은 노 대통령은 임직원 500여명과 대화를 나누면서 과거 대우조선소와의 각별한 인연을 회고했다. 노 대통령은 재야 변호사 시절인 87년 9월 대우조선의 분규에 관여해 제3자 개입 금지 위반 혐의로 23일간 구속된 데 이어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한편 부산∼거제 연결도로 기공식에는 최근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의 비리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던 김성철(金性哲) 부산상공회의소 회장도 참석해 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으나 대화는 없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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