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범대위 간부 의문의 죽음

  • 입력 2003년 11월 21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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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 상황부실장 제종철씨(34)가 20일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범대위측은 제씨가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사인 규명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제씨는 이날 오후 11시50분경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2동 국철 1호선 의정부역에서 의정부북부역 방향 40m 지점의 선로에 엎드려 있다가 의정부북부역행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현장에서는 제씨의 수첩과 휴대전화, 동전 등이 발견됐을 뿐 유서는 나오지 않았다.

제씨는 이날 오후 7시경 의정부시 가릉동 미2사단 앞에서 여중생 2명을 치어 숨지게 한 장갑차 운전병에 대한 무죄평결 1주년을 맞아 금속노조 관계자 10여명과 추모촛불집회를 30여분간 진행한 뒤 오후 11시경까지 김모씨(33) 등 금속노조 관계자 2명과 술을 마셨다.

김씨는 “헤어지면서 제씨가 의정부역 광장의 천막농성장으로 가려고 길을 건너는 모습까지 봤다”고 말했다.

제씨는 또 오후 11시14분경 부인(36)에게 전화를 걸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제씨는 천막농성장에 가지 않았고 이후 사고가 난 시각까지의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진상규명위원회 편재승 위원장(37)은 “과음하지 않았고 동료들과 내일(21일) 만날 약속을 했으며 부인과도 밝은 목소리로 대화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정력적으로 활동하던 시민운동가가 갑자기 자살할 이유가 없으므로 철저한 조사로 사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대위는 사인이 규명되는 정도를 봐가며 장례일정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제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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