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기관들, “北, 고폭실험거쳐 核1,2기 보유”

입력 2003-11-09 19:04수정 2009-09-2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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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이 1, 2기의 핵무기를 생산했으며 핵실험의 전단계인 고폭(高爆·고성능폭발) 실험을 통해 성능을 이미 입증한 것으로 8일 확인했다.

CIA가 8월 미 상원 정보특별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성공적인 핵실험을 했다는 정보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은 1, 2기의 단순 핵분열 방식의 핵무기를 생산했으며 흔적을 남기는 핵실험을 하지 않은 채 핵무기 설계를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CIA는 또 북한은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CIA의 보고서는 2월 상원 청문회의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반핵단체인 미국과학자연맹(FAS)이 입수해 최근 공개했다.

FAS는 CIA 답변서와 함께 국무부 정보조사국(INR)과 국방부 국방정보국(DIA)이 상원에 제출한 답변서도 함께 공개했다. 다음은 이들 답변서에 포함된 남북한 관련 주요 내용.

▽북한 핵정책의 목적=(CIA 답변서)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추방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한 것은 긴장을 고조시켜서 외교적 주도권을 잡고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으로 인한 대립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

김정일은 핵무기가 미국의 공격을 억제하는 능력을 제공하고 미국 한국 등 지역 국가들을 다루는 데 있어서 자신의 권한을 강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핵무기 사용 가능성=(INR 답변서)북한은 체제 자체가 위협받는다고 믿으면 마지막 수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것 같다.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에 압력을 가하는 협상 방법인 벼랑끝 전술의 일환으로 핵 능력을 계속 상기시킬 것이다. 절망적인 경제상황과 중단거리 미사일을 포함한 군사장비를 수출한 전력을 고려하면 북한이 핵 물질이나 기술을 수출할지 모른다. 북한은 자신들의 목적에 필요하다고 믿는 것보다 더 많은 핵물질을 확보하고 외국 구매자에게 잉여 핵물질 판매가 탐지될 위험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면 수출할 가능성이 높다.

▽남북통일 전망=(DIA 답변서)5년 내 남북한 통일 가능성은 낮다. 통일은 반드시 질서정연하지는 않더라도 평화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 어느 쪽도 전쟁을 한반도 문제의 해결책으로 보고 있지 않는 만큼 어떤 전쟁 가능성도 잘못된 판단이다.

▽김정일의 권력장악 정도=(DIA 답변서)김정일의 권력 장악은 확고해 보인다. 정권 내부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는 부족하지만 김정일의 후계자는 군부에서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크다.

▽북한의 미래=(DIA 답변서)북한 정권이 통제력을 잃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 북한 정권의 향후 진로는 북한 내부의 사건이나 세력보다는 핵문제의 결과와 남북한 관계 등 외부적인 역학에 의해 더 좌우될 것 같다.

(INR 답변서)북한 체제가 현재처럼 지속될 수 있다고 믿지 않지만 그렇다고 체제 붕괴가 임박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90년대 많은 사람들이 유럽 공산주의의 몰락과 김일성 사망 등으로 북한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김정일은 이런 도전을 그럭저럭 헤쳐 나갈 수 있는 실용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국제사회의 원조를 위해 손을 내밀었고 북한의 불안정에 대한 인접국들의 두려움을 이용하면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아마 알았을 것이다.

▽반미감정과 주한미군 철수의 영향=(DIA 답변서)2002년 말 고조됐던 반미주의는 약해졌지만 반미주의의 저류는 한국사회에 존재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수단에 의해 늘어나고 있다. 반미주의가 한미동맹을 위협할 것인지는 한국 지도자들의 정책과 성숙도에 달려 있다.

주한미군 철수는 시나리오가 무엇이든지 지역 안보에 심대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미군이 철수한다면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의 관계는 중요한 재검토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미군 철수가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 하에 이뤄진다 하더라도 영향은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이뤄졌을 때보다는 (미군 철수의 영향이) 줄어들 것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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