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43)는 ‘상장기업이 올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렸는데도 종합주가지수는 650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증시의 상식에 반기를 든다.
그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이 5∼8배에서 오르내려 80, 90년대의 12∼16배보다 낮아진 것이 저평가론의 기본이지만 이익의 질을 따져보면 지금의 PER가 더 정확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익은 사상 최대이지만 매출증가율은 7% 안팎으로 80, 90년대 14%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져 이익의 질이 악화된 만큼 주가도 낮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것.
박 상무는 이를 근거로 “내년 상반기에 종합주가지수는 올라봐야 770선이고 52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 종합주가지수는 650∼950선에서 등락하고 1,000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는 다른 증시전문가들의 견해에 도전장을 낸다.
박 상무가 ‘청개구리의 길’을 걷는 것은 현실을 차갑게 분석하기 때문. 그는 7월26일 “종합주가는 하반기에 580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비난이 많았지만 박 상무의 말이 맞아 종합주가는 그 후 한번도 800선을 넘보지 못하고 10월10일 584.04까지 떨어졌다.
“3·4분기부터 기업의 이익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주가는 이익의 절대적인 크기보다 이익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더 영향을 받기 때문에 떨어질 것으로 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내년 증시를 너무 어둡게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내년에 가계대출이 늘어나기 힘들고 부동산값 상승도 이어지기 힘들어 개인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며 “달러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해 수출도 크게 늘어나기 어려워 기업의 매출이 6.1%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구독 10
구독
구독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