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세이]김철환/´땀내는 운동´ 만한 보약 없다

  • 입력 2002년 10월 28일 18시 33분


월드컵과 아시아경기대회의 뜨거운 열기가 지나갔다. 봄부터 시작된 야구와 축구 등도 마무리되고 있고, 농구 배구 핸드볼 등 실내운동이 기다리고 있다. 좋아하는 선수가 있고 응원하는 팀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러나 필자는 언제까지나 남이 하는 운동경기를 관전만 하지 말고 자신도 운동을 하라고 권하고 있다. 응원만 하고 정작 자신은 운동하지 않는다면 개화기에 선교사들이 테니스 치는 것을 보고 “왜 저렇게 힘들게 뛰어다니나? 종들 시키면 될 것을!”이라며 혀를 끌끌 찼던 양반들과 다를 바 없다. 조선시대 왕족과 양반들은 신체활동이 적어 당뇨병과 그 합병증으로 수명을 재촉했다.

만약 당신이 주로 의자에 앉아 생활하고 하루 1만보 이상 걷지 않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운동은 필수다. 운동을 하면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뇌경색과 심장병의 주범인 동맥경화에 덜 걸린다. 운동은 질병 치료에도 필수적이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은 고혈압도 덜 생기고, 혹 고혈압을 갖고 있더라도 평균 혈압이 5∼10㎜Hg 정도 내려간다.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골다공증 비만 우울증 등을 치료하는 데도 운동은 큰 힘을 발휘한다. 운동을 하면 골격근이 강화되고 뼈에 칼슘 침착이 늘어난다. 지방분해가 원활해져 성인병을 예방할 뿐 아니라 좋은 몸매도 유지할 수 있다. 또 자신감과 성적 능력도 배가된다. 운동은 바로 천연 ‘비아그라’다.

운동은 고충격 운동과 저충격 운동으로 나뉜다. 충격이란 발이 바닥에 닿는 순간 신체에 걸리는 부하량을 말한다. 초보자나 노인, 과체중자, 골다공증 관절염 등의 만성질환자에게는 달리기보다 걷기가 좋다. 이들은 수영, 자전거타기, 노젓기 등 저충격 운동을 해야 한다. 역도, 단거리달리기, 헬스, 골프연습과 같은 무산소 운동은 근육은 향상시키지만 심폐기능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일반인의 운동 목표는 심폐기능 향상을 통한 건강증진이므로 걷기, 달리기, 수영, 등산과 같은 유산소운동을 주로 해야 한다.

운동은 꾸준히 해야 한다. 어쩌다 한번, 아주 약한 강도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일주일에 3∼5회, 한 번에 30∼60분, 숨이 좀 차고 땀이 적당히 날 정도가 돼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4주 동안은 일주일에 3번 정도 하되 약한 강도로 해야 하며 운동 전후 스트레칭과 체조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

날씨가 추워지면 보통 운동량이 줄어든다. 노인의 경우 운동을 제한하기도 한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운동 중 사망하는 사람은 대부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는 경우다. 추워질수록 더 운동을 해야 한다. 다만 보온과 준비운동을 더 해야 한다. 물론 시간만 허락된다면 햇볕이 있는 낮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

연구결과를 보면 장수자들은 긍정적인 가치관과 적게 먹는 습관, 왕성한 정신 활동과 함께 육체 노동이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들이었다. 이제 남이 하는 운동 경기를 보기만 하지 말고 직접 운동화를 신고 땀을 내자. 그래서 추운 계절에도 운동이 주는 엄청난 효과를 누려보자.

김철환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교수·가정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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