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신석호기자의 펀드탐방]씨티은행 펀드운용사

  • 입력 2002년 9월 10일 18시 13분


펀드를 사려면 펀드 가게(판매사)에 가야 한다. 미리 마음먹은 물건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파는 사람의 말을 들어보고 고르려면 어느 가게에 갈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한국에서는 고객에게 간접투자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알맞은 펀드를 추천해 주는 판매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고객도 판매사를 고르는 것이 펀드를 결정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좋은 과일가게에는 옆 가게보다 맛있고 싱싱한 과일이 많다. 많은 경우 그 비결은 좋은 과일을 고르는 주인의 안목이다.

미국계인 씨티은행은 펀드운용사를 까다롭게 고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장재호 지배인은 “씨티그룹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온 원칙과 국제적 기준을 한국에서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제휴사가 되려는 운용사를 수개월에 걸쳐 엄격하게 실사한다. 실사에는 경영진의 운용철학, 펀드매니저의 자질, 준법 감시 기능, 역사, 평판 등 ‘질적 기준’과 펀드수익률, 재무상황 등 ‘양적 기준’이 모두 사용된다.

실사가 끝나면 한국 책임자뿐 아니라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지역 책임자가 함께 허가해야 비로소 제휴사로 인정한다. 제휴사가 운영하는 펀드라도 펀드마다 별도의 심사를 통해 고객에게 판매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대부분의 한국 증권사나 은행이 계열사가 운용하는 펀드를 중점적으로 팔고 있는 데 비해 씨티은행은 이렇게 고른 7개 운용사가 운용하는 국내외 펀드를 고객에게 추천한다.

10일 현재 씨티은행이 파는 펀드는 174개. 국내펀드 35개, 해외펀드 139개다. 삼성에버그린이나 템플턴그로스1호는 1999년 2월 씨티은행이 삼성투신운용, 프랭클린템플턴과 함께 만들어 지금껏 운용하고 있고 한국 증시에서는 드문 ‘장대(長大)화’ 펀드다.

씨티은행은 고객의 요구와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를 고안하거나 운용사들이 약관을 거스르며 펀드를 운용하는지를 감시하는 방법으로 운용사들을 리드하기도 한다.

4일과 5일 씨티은행이 주최한 ‘2002 투자박람회’는 한국 간접투자사에 기록될 만하다. 판매사가 운용사를 주도하며 펀드 산업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알린 것이기 때문이다.

씨티은행과 7개 운용사
회 사제휴일펀드수(개)
국내해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1999.2119
삼성투신운용1999.29-
세이에셋코리아1999.32-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2000.1 -42
LG투신운용2000.98-
슈로더투신운용2001.8531
메릴린치투자신탁2001.8-57

(자료 : 씨티은행)

신석호 경제부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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