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간호섭 교수 ‘런던 칼리지 오브 패션’서 전시회

  • 입력 2002년 7월 25일 16시 07분


동덕여대 간호섭 교수(왼쪽)와표바 포나파 주한영국문화원장
동덕여대 간호섭 교수(왼쪽)와
표바 포나파 주한영국문화원장
길고 가는 바(bar)에 옷 어깨부분을 통과시켜 대롱대롱 매달아 놓은 롱드레스, 속이 약간 비치는 하늘하늘한 블랙 오간자에 알알이 박힌 자개….

동덕여대 의상디자인학과 간호섭 교수(33)가 8월 13∼16일 영국 ‘런던 칼리지 오브 패션’에서 열 자신의 의상전시회(Hosup Kan London costume exhibition)에 선보일 옷들이다. 이번 전시회는 주한영국문화원 후원.

전시회장인 ‘런던 칼리지 오브 패션’은 디자인 명문으로 통하는 학교법인 ‘런던 인스티튜트’ 소속. ‘런던 칼리지 오브 패션’에서는 캐서린 햄닛, 역시 이 학교법인인 디자인스쿨 ‘센트럴 세인트 마틴 칼리지 오브 아트&패션’에서는 크리스찬 디오르의 존 갈리아노 등 걸출한 디자이너들이 배출됐다. 현재 런던 인스티튜트에서 패션 미술 등을 전공하는 한국 학생만도 400여명이다.

간 교수가 선보일 40여점의 작품은 한복, 한국화 등에서 모티브를 딴 여성복.

“국내 디자이너들이 한결같이 한국적 소재로 외국에서 승부를 걸려고 하는 것이 진부해보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활용가능성이 많은 데다 우리의 문화적 자산에 생소한 외국인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장 매력적인 ‘아이디어의 보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간 교수)

간 교수의 영국전시회에서 선보일 한 폭의 족자같은 롱드레스(사진). 어깨부분에 바를 질렀으며 드레스 한가운데에 알록달록한 꽃자수를 놓아 한국화같은 느낌을 준다.

이번 전시회를 함께 기획한 표바 포나파 주한 영국문화원장(53)은 “영국인들에게 한국은 ‘현대 차’ ‘삼성 냉장고’로만 인식되며 한국문화를 일본의 아류로 간주한다”면서 이번 전시회가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알릴 계기라고 기대했다.

3개월 전 한국에 부임한 포나파 원장은 “한식 밥상 위에 올라오는 반찬들의 색 조화, 거리를 오가는 여성들의 옷차림에서 한국인들의 디자인과 색감이 뛰어남을 느낀다”고 말했다.

간 교수는 이번 전시회에서 중국, 일본과 차별되는 색다른 아시아 에스닉을 선보이기 위해 전시장 한쪽에 천장에서 바닥까지 닿는 길이의 커다란 색동옷을 걸어놓는다든지 의상의 양 팔이나 어깨선 부분에 바를 넣어 족자처럼 보이게 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냈다. 족자형 드레스 안에는 자수로 꽃 나비 등 작은 동식물을 새겨넣어 한폭의 전통 채색화처럼 보이도록 할 계획이다.

“‘족자’니 ‘자개’니 하는 용어들도 영문으로 번역해서 일일이 전시회 안내장에 넣을 겁니다. 월드컵 때문에 영국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군요. 고조된 분위기를 디자인 분야로까지 이어 가야죠.”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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