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포럼]황철우/상주 자전거안전학교를 아십니까

  • 입력 2002년 7월 11일 18시 38분


경북 상주 하면 쌀, 누에, 곶감이라는 삼백의 도시로 유명하다. 요즘은 여기에 자전거가 하나 더 추가된다.

상주는 지형이 평탄해 누구나 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 있다. 역사적으로 경주와 함께 경상도의 중심이었으며 낙동강을 끼고 넓은 곡창지대가 있어 경제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윤택해 1910년경 자전거가 보급됐다. 현재 가구당 2대 꼴로 약 8만5000대 정도가 상주 시내를 누비고 있다.

1925년 ‘조선 8도 전국 사이클 경기’에서 엄복동 선수와 함께 자전거 선수로 명성을 날렸던 상주 출신의 박상헌 선수가 있었다. 그 맥이 지금도 이어져 상주시민에게 자전거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다. 상주는 10월 3일부터 4일 동안 ‘상주 전국 자전거축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벌써 4회째다. 하지만 외형적으로 자전거가 급증했지만 시민들의 자전거에 대한 사랑과 기초질서 수준은 타지역 주민과 별로 다를 게 없다. 조그만 공간만 있어도 헤집고 주차시키거나 다른 자동차 운전자나 자전거 운행자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

이런 사정에서 상주의 몇몇 시민들이 뜻을 모아 5월 자전거안전학교를 만들었다. 상주 지역을 자전거 문화도시로 가꾸자는 취지였다. 상주 자전거안전학교는 자전거타기 기본질서인 자전거도로 이용하기, 자전거 보관대에 주차하기, 도로에서 우측통행하기, 횡단보도에서 자전거 끌고가기 등을 시민들에게 고취시키는 운동에 나서고 있다. 자전거도시다운 상주만의 자전거문화를 만들어 지역민들의 가슴에 자전거에 대한 자부심을 심자는 운동의 한 가지다.

상주 자전거안전학교는 2002년 6월 15일부터 15일 동안 상주시내 중학생 100여명에게 자전거 교통사고 및 기초질서, 상주 자전거 역사, 상주 자전거축제, 거리 캠페인, 상주 문화유적, 자전거 안전이론 및 실기 등에 관한 교육을 하면서 자전거를 통한 지역사랑과 환경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전학교는 또 7월 중순부터 상주 문화유적 탐방 청소년 자전거 순례를 실시할 예정이다. 9월에는 자전거 운전면허시험을 치러 합격자에게 면허증도 발급하고, 또 자전거발명대회도 열어 시민과 청소년이 자전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11월에는 일반인을 위한 자전거 안전교육을 시작한다.

상주시도 자전거 전용도로 개설(63㎞), 자전거보관대 설치(8000대), 보도턱 낮추기(400곳) 같은 사업을 활발히 펴고 있으며, ‘공해 없는 자전거로 소득을 높이자’는 목표로 자전거박물관 건립, 자전거제조공장 유치, 경륜장 유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상주의 출근길 풍경은 색다르다. 차도와 인도 등 모든 길은 자전거가 점령하다시피 한다. 자동차가 자전거를 피해야 할 정도다. 이런 광경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자전거와 자동차가 보기 좋게 공존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상주자전거안전학교의 고민이다. 안전학교는 상주의 청소년과 시민들이 ‘자전거도 차’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 자전거를 올바르게 사랑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황철우 경북 상주 자전거안전학교 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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