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新聞]金鍋から土鍋氣質に?

  • 입력 2002년 6월 3일 17시 25분



▼냄비근성에서 뚝배기 기질로?

‘냄비 근성.’ 냄비는 보통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레스제가 많으니까 아예 ‘철냄비 기질’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 즉 쉽게 뜨거워졌다가 쉽게 식는 기질을 뜻한다. 한국인의 성격을 나타내는 대명사 중의 하나다.

4년전 프랑스 월드컵 당시 5번째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던 한국에게 월드컵 1승과 16강 진입은 비원이었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패하자 인기가 있던 차범근(車範根)감독마저 국민의 분노를 샀고 그는 결국 마지막 3번째 게임은 치르지도 못하고 전격 해임당했다.

‘뚝배기 근성’쪽으로 우리들도 조금은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목소리가 한국에서도 나온다. ‘뚝배기’는 흙을 구워서 만든 작은 그릇이다. 결국 뜨거워지기도 어렵지만 쉽게 식지도 않는 뚝배기처럼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한국의 TV에서는 요즘 한국의 좋은 점을 세계에 보여주자는 선전이 엄청나게 흘러 나오고 있다. 교통질서를 지키자, 똑바로 줄을 서서 순서를 지키자, 지폐는 구기지 말고 깨끗이 사용하자라는 것 등이다.

“히딩크,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라는 광고도 눈길을 끈다.

이번 월드컵의 한국팀은 네덜란드 출신 히딩크 감독이 이끌고 있다. 개막 직전 잉글랜드와의 친선시합에서 비기고, 프랑스전에서는 아깝게 패하자 히딩크 감독의 인기는 단숨에 높아졌다. 97년 경제위기를 경험했던 한국의 기업인들은 그의 리더십에 주목해 “기업경영에 반영하자”며 그에 관한 분석을 전문가에게 의뢰해 놓고 있다.

하지만 “16강에 들어가지 않으면 히딩크 비판이 나올테니까 조별리그 결과를 보고 나서 보고서를 낼지 어떨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어느 재벌산하 연구소 간부의 말이다.

고스게 고이치 서울지국

정리〓심규선 도쿄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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