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승격 2002, 나는 거기에 있었다!

  • 입력 2002년 4월 24일 14시 22분


"Aufstieg 2002, Ich war dabei!"

요즘 독일의 하노버 거리 곳곳에 넘쳐나는 문구이다.여기엔 이번 시즌, 2부 리가에서 우승을 굳히며 1부 리가로 일찌감치 승격을 확정지은 하노버 시민들의 자축의 뜻이 담겨있다. 지난 1988/89 시즌에 1부 리가 꼴찌로 치욕스러운 2부 리가 하강을 맛본 뒤, 13년만에 1부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이 뜻깊은 봄, 하노버는 분데스리가 승차권을 얻은 기쁨에 들떠있다.이번 20번째 칼럼은 다이나믹한 질주의 팀, '하노버 96'에 대한 이야기이다.

독일은 신성로마제국 때부터의 뿌리깊은 지방분권 의식 때문에, 축구도 그들스러운 지방색을 중시하는 모습으로 가꾸어왔다. 그래서, 다른 유럽나라들의 리그보다 승격제도나 리가의 구성이 매우 복잡다단한 것이 특색이다. 그리고 이제 서서히 봄이 완연해가면서 승격과 하강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이번 시즌의 분데스리가도 언제나 그래왔듯이, 박빙의 순위 레이스를 펼치며 축구팬들을 초조하게 하고 있다. 1부 리가는 현재 바이어 레버쿠젠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샬케 04,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바이에른 뮌헨이 우승경합 중이다.그리고 아직, 우승방패의 행방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독일에서 축구에 관한 한 안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이번 시즌을 마친 사람들이 있다. 바로 2부 분데스리가의 수위팀으로서, 벌써 2002/03 시즌 1부 리가 승격을 찜해 놓은 하노버의 축구팬들이 그들이다.

그들의 팀인 하노버 96은, 말 그대로 1896년에 생긴 10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깊은 클럽이다.역대 472전 136승 120무 216패로 전독일 클럽랭킹 21위에 올라있으며, 1938년과 1954년엔 독일 마이스터의 경력을 갖고 있다. 1992년엔 DFB포칼의 우승도 경험했으며, 1974/75, 1984/85, 1986/87 시즌에는 1부 리가 승격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던 팀이다.

여러분은 하노버라는 도시에 대해 비교적 이름이 익으리라 생각한다.인구 약 52만 6천 명으로, 우리나라 포항 크기의 도시이다. 북부 독일 저지(低地)의 기름진 평야에 있는, 니더작센주의 중심지이며 1998년까지 이곳 주지사였던 게르하르트 슈뢰더는 현 독일 사회민주당(SPD)의 당수이자 독일 총리가 되었다. 그는 정치적 기반 이상으로 이 곳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데, 가끔 그는 하노버 96의 유니폼을 양복 안에 받쳐입고 경기장을 찾기도 한다. 우리에겐 남쪽 교외에 있는 광대한 박람회장으로 유명한데, 여기에선 해마다 '체빗(CeBIT : Center for Office and Information Technology - 사무 자동화, 정보 기술 및 텔레 커뮤니케이션 관련 세계 비즈니스 박람회)'이라는 박람회가 열린다. 원래 제 2차 세계대전 전에는 라이프치히에서 공업박람회를 치뤄왔으나, 분단 뒤엔 하노버가 대신하여 1947년 이래 해마다 대규모 공업박람회를 열고 있다. 시내에는 도처에 넓은 녹지대가 조성되어 있어 '초록 대도시'라고 불리는데, 하노버 96의 원정 경기복 색깔이 녹색인 것도 이에 비롯된다. 하노버 96은 바로 이 도시의 클라우제비츠 거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것이다.

하노버는 명실공히 2부 리가의 최강자로서 이번 시즌을 사실상 마감하였다. 작년 12월 15일의 17룬데까지는 FSV 마인츠 05에 밀려 2부 리가 2위에 머물러 있었지만, 겨울 휴식기 직전인 18룬데엔 1위로 치고 올라왔고, 끝내 지난 달 말일의 29룬데에서는 2부 리가 우승을 확정지은 것이었다. 이 날 4만 석 규모의 니더작센 스타디움엔 5만여 인파가 모여들었고, 슈바인푸르트를 6:0으로 대파하자 준비했던 성대한 축제를 벌였다. 역대 1부 리가 승격팀들 가운데, 하노버는 가장 완벽한 경기력과 현격한 격차를 보이며 2부 리가 우승을 확정지었다.

1998/99 시즌의 아르메니아 빌레펠트는 20승 7무 7패로 승점 67점으로 우승하며 1부 리가로 올라왔고, 1999/2000 시즌의 쾰른은 19승 8무 7패로 65점, 2000/2001 시즌의 뉘른베르크는 20승 5무 9패로 65점을 기록하며 1부 리가로 올라왔었다. 하지만, 하노버는 31룬데 현재 20승 9무 2패의 믿어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이미 승점 69점을 기록 중이다. 21룬데 보쿰 원정경기에서 2:4로 진 것과, 지난 주 31룬데에서 심재원이 90분을 뛴 프랑크푸르트에게 1:2로 진 것이 그들이 이번 시즌 기록한 패의 전부이다. 게다가 82득점의 공격력은 역대 최고로써, 2부 리가를 이미 넘어선 수준을 보여준다. 31룬데 현재, 2위인 마인츠가 승점 62점, 3위인 빌레펠트와 4위인 보쿰이 58점, 그로이터 퓌르트가 57점으로 5위에 올라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기량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세 경기가 남았다. 22일엔 빌레펠트 원정경기, 28일엔 뒤스부르크와의 홈경기, 그리고 내달 5일엔 마지막으로 그로이터 퓌르트와의 원정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노버는 비록 지긴 했지만 지난 홈경기 뒤에 행사를 가졌고, 남은 홈경기에도 이미 경기 뒤의 행사를 준비하며 1부 리가 승격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축제인 셈이다.

1부 리가 승격은 비단 이러한 유쾌한 놀음거리만은 아니다. 요새 독일에서 한창 활성화되는 축구 마케팅 시장의 효과로 인해 금전적인 수입도 막대하다. 지난 3일에는 하노버의 뫼벨하우스에서 내년 시즌 1부 리가에서 입을 새 유니폼 발표회를 가졌는데, 금발의 두 미녀모델이 각각 위아래 빨간색인 홈경기복과 위아래 짙은 녹색(독일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연옥색)의 원정 경기복을 입고나와 한층 흥을 돋우었다. 그들의 제휴사인 울슈포르트는 연간수입이 5천만 유로(우리 돈 583억 쯤)를 넘는 기업으로 이번의 유니폼을 후원한 것이다. 그리고, 1526년부터 맥주를 만들어 온 유서깊은 하노버의 유명 맥주회사 '길데(Gilde)'와 도이체방크가 후원해오던 것에 더해, 지난 11일엔 코카콜라도 새로운 스폰서로서 추가계약을 하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젊은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에너시티 네트워크도 그들의 스폰서로서 적극 동참할 것임을 밝혔다.

이렇게 클럽에 명예와 돈을 가져다 준 사람은 바로 다름 아닌 랄프 랑닉 감독이다. 58년생의 이 젊은 감독은, 지난 2001년 겨울에 슈투트가르트로부터 하노버로 부임해 와 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며 2부 분데스리가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내는 신화를 이룩한 것이다. 하노버의 이러한 놀라운 기록은 다 까닭이 있다.

키커지 평점 미드필더 부문에서 하노버는 1위부터 3위에 모두 자신들의 선수들을 올려놓고 있다. 알틴 랄라가 2.77로써 1위에 올라있고, 얀 시막이 2.80으로써 2위에, 그리고 네보이사 크룹니코비치가 2.81로써 3위에 올라있는 것이다. 게다가 공격수 부문 1위 또한 팀의 골게터인 다니엘 슈텐델이 2.85로서 1위에 올라있는 것을 보면 쉽게 짐작들이 갈 것이다. 2부 리가 득점 랭킹도 하노버의 점유가 두드러진다. LR 알렌의 마르쿠스 파인비어가 18골로 1위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시막이 16골로 3위에, 슈텐델이 15골로 4위에, 그리고 카우프만이 11골로 11위에 올라있는 것이다.

4-3-3 전술을 선호하는 랑닉 감독은 양쪽 측면보다는 중앙 돌파 위주의 전술을 편다.미드필더끼리의 가로거리를 좁혀 세 명으로도 짜임새 있는 미들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이다. 대신 쓰리톱을 두어 골마우스 부근에서 공격수들을 넓게 배치하여 좌우 공간을 살린다. 그리고는 미드필더들을 침투시켜 공격숫자를 순간적으로 늘리는 방식이 그의 전술적 특징이라 하겠다.

일단 골문은 그들의 주장인 노련한 골키퍼 외르그 지버스가 지키는데, 65년생의 이 노장 골키퍼는 336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가운데 베테랑이다. 이번 시즌 29경기에 출장해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두 경기에 출장했던 골키퍼는 72년생의 카어스텐 벨만인데, 지버스라는 큰 그늘에 가려있어 다음 시즌에도 그를 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랑닉은 포백의 수비진을 가지고 있는데, 별다른 순환방식 없이 이들을 믿고 있다. 왼쪽부터 다니옐 스테풀리-담 디우프-카어스텐 린케-스티븐 체룬돌로가 그들이다. 1999년, 명문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사온 스테풀리는 크로아티아 대표로 두 경기에 출전한 경력을 갖고 있는 선수이다. 활발한 오버래핑과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장기로 하는 이 왼쪽 윙백의 공격력은 29경기에 출장해 5골을 넣은 그의 득점력이 잘 말해준다.

왼쪽 중앙 수비수인 디우프는 78년생 세네갈 수비수인데, 지난 2001년에 베르더 브레멘에서 사온 뒤 기량이 급성장한 선수이다. 24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었을 만큼 활발한 공격가담을 보이고 있다. 그와 함께 중앙 수비를 책임지는 선수는 평점 3점대의 기복없고 깔끔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하노버 수비의 핵인 린케이다. 37살의 노장 수비수지만, 높은 전술 이해도와 수비수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대인방어 능력에 있어서 랑닉의 신임을 받고 있는 팀의 기둥이다. 28경기에 나서서 두 골을 넣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189cm의 장신을 이용한 코너킥과 세트플레이 때의 공격가담 능력은 탁월하다. 다국적 수비라인을 조율하는 그의 역할은, 지버스와 함께 팀의 지주로서 지대하다. 요새 지버스가 부상임을 감안하면 유종의 미는 그에게 맡겨진 셈이다. 작년 이 맘때 1부 리가로 승격던 뉘른베르크가 그의 영입의사를 타진했었으나 그는 팀에 남았고, 이젠 팀과 함께 당당히 1부 리가로 입성하게 된 것이다.

오른쪽 윙백은 미국 국가대표로 5경기를 뛴 경력의 체룬돌로가 맡고 있다. 79년생의 이 수비수는 지난 98년에 포틀랜드 대학에서 영입한 유망주였으나 일약 팀의 주전을 꿰차며, 27경기나 소화한 없어서는 안될 선수가 되었다. 하노버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있는 체룬돌로는 클럽 홈페이지에서 여는 선수와의 채팅에 가장 많이 불려나간(?) 아이돌 스타이기도 하다. 가끔 교체되어 들어오는 다리우츠 주라프는 타이트한 대인방어에 능한 폴란드 용병이다. 다만 이렇게 공격적인 하노버의 수비수들이 1부 분데스리가에서도 그들의 장기를 살릴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보아야 하겠다.

랑닉은 세 명의 미드필더를 쓰는데, 미드필더들을 좌우 간격이 좁게 가로로 늘어세워 중앙에서의 주도권을 잡는 것에 치중하고 있다. 그리고 가운데 미드필더에게 게임메이커의 임무를 맡기는데, 유고의 크룹니코비치가 그 자리에 서게 된다. 유고, 그리스, 일본, 프랑스 리그를 돌며 다년간 경험을 쌓아온 그는 이번 시즌 그의 축구인생에 있어서 절정기를 맞이하고 있다. 전 경기 출장에 여덟 골을 성공시키면서 하노버 허리의 중심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의 플레이는 좌우로 나가는 오픈패스와 최전방으로 한 번에 찔러주는 스루패스가 장기인 전형적인 게임메이커 스타일이다.

왼쪽엔 세네갈 출신의 바바카 은디아예가 서게 된다.1992년부터 93년까지 황선홍이 뛰었던 부퍼탈 SV에서, 지난 97년에 사온 은디아예는 유연한 몸놀림과 순간 스피드가 뛰어난 왼쪽 공격의 첨병이다. 오른쪽 미드필더는 2부 리가 최고의 미드필더인 랄라가 맡는다. 그는 중앙에서의 타이트한 수비와 동료간의 호흡은 물론, 가끔 오른쪽 오픈공격으로 팀 공격에 여러 경우의 수를 제공해주는 창조적인 미드필더이다. 이번 2002 월드컵 유럽 9조 예선에서도 조국 알바니아를 위해 오른쪽 날개로 출장했고, 팀에서도 오른쪽 공격을 전담하는 키플레이어다. 지난 15룬데에서 빌레펠트와 전후반에 각각 네 골씩을 주고 받으며 4:4로 비겼던 유혈낭자 했던 시합에서 그는, 한 개의 도움을 포함해 역동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2부 리가 최고의 미드필더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리고 키커지는 그의 현란하고 간결한 플레이에 대한 만족의 표시로 평점 1점을 하사했다. 요새 들어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워낙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선수라 조만간 자신의 실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1부 리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돌파력과 개인기, 그리고 패스력을 지녔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도 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밖에 가끔 교체로 들어오는 마르코 로제도 초반의 부상을 털고, 활발한 오버래핑을 위주로 하는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좌우 간격이 넓은 하노버의 쓰리톱은 센터 포워드가 전진배치 되는데, 여기에 미드필더들과 좌우 공격수들의 패스가 집중된다. 그 자리는 27경기에서 11골을 뽑은 체코 공화국의 79년생 공격수 이리 카우프만과 16경기에서 5골을 뽑은 81년생 미국 공격수 코너 케이시가 맡고 있다. 카우프만은 그리 크지 않은 키지만 빠른 공간침투 능력과 몸싸움을 즐기는 플레이 특성으로 하노버 미드필더들의 순도높은 전진패스의 꼭지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에 반해 작년에 도르트문트에서 사온 케이시는 188cm의 장신을 이용한 포스트플레이에 능한 선수이다. 포틀랜드 대학에서 도르트문트로 가서는 변변히 출전 한 번 못했던 그이지만, 자신에게 맞는 팀에 와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유망주들에게는 큰 팀보다, 자신이 뛸 수 있는 작은 팀이 더욱 유익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하겠다.

좌우 공격수들은 하노버의 자랑이다. 이 막강 공격력을 가진 좌우 공격수들은 수세엔 날개가 되어 3-6-1 전술로 떠받치고, 공세 때엔 좌우 공간 활용 능력과 빠른 돌파로 팀 공격에 물꼬를 튼다. 왼쪽 공격수인 78년생의 시막은 현재 2부 리가 득점 2위에 올라있다. 순간적인 스피드와 빠른 침투능력으로, 하노버 미드필더들의 전진패스의 종착점으로써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체코 공화국 출신의 이 공격수는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유연한 몸동작으로, 씨름선수와도 같은 분데스리가의 수비수들을 무력화시킨다. 그는 하노버의 팬페이지에서 언제나, 그의 전술적 활용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게 만드는 멀티 플레이어이다. 공간확보와 침투 능력은 물론 높은 골결정력을 갖춘 그를 둘러싼 여러 의견들은, 그의 효용성이 얼마나 하노버에 중요한 것인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오른쪽의 슈텐델 또한 정확한 크로싱과 공간 확보 능력이 뛰어난 공격수이다. 전 경기에 출장해 거의 두 경기당 한 골의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준 슈텐델의 장기는, 그가 말했듯이 동료들과의 유기적인 조화를 중시하는 플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랄라와 함께 그가 오른쪽에서 펼치는 플레이를, 내년에는 자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24경기에 나온, 세네갈계 벨기에 공격수인 살리프 케이타도 좋은 공격의 옵션으로서 팀의 공격전술을 더욱 윤택하게 해준다. 이 밖에 리투아니아 국가대표로서 15경기를 뛴 75년생 공격수, 이고리스 모리나스도 하노버 공격의 좋은 조커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하노버는 공격수나 수비수를 막론하고 퍼부어대는 득점력 때문에 2부 분데스리가 사상 초유의 득점력과 성적을 거두며 화려하게 1부로 승격했다. 다음 시즌 1부 리가에서의 목표를 묻는 기자들의 성급한 질문에 랑닉은 '아직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며, 신중하게 대처했으나 그에겐 1부 리가에서의 복안이 어느 정도는 마련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그가 아직은 2부 리가 경기를 남겨두고 있긴 하지만, 이미 끝난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13년만의 승격에 대한 부담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는 팀에 무언가를 더 첨가해야할 것이다. 다소간의 새로운 멤버 영입도 기대되지만, 기존의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 될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하노버도 다른 팀들처럼 우선은 1부 리가에서 살아 남는 것이 가장 큰 목표겠지만, 초유의 성적을 거두고 1부 리가에 올라가는 하노버는 그저그런 시즌을 기다리고 있진 않을 것이다. 하노버의 화끈한 공격축구가 다음 시즌 1부 리가에서, 시원한 청량제가 되길 기대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

어쨌든 이번 여름, 하노버는 13년만에 1부 분데스리가에서 뛰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106년간 변함없는 관심을 보여준 팬들과 공유해야 할 소중한 일인 것이다. 내 도시의 팀이 1부 리가에 올라가는 기쁨.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같은 시대를 사는 시민들끼리의 자부심과 뿌듯함.

"Aufstieg 2002, Ich war dabei!"

이 말 한 마디엔, 우리에겐 없는 이러한 모습들이 함축적이고 단적으로 들어가 있는 기분이다. 이렇게 사회 안에서의 작은 연대의식을 느끼게 되는 아름다운 모습이, 독일에서 축구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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