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부동산-주식 장단점 전문가 비교

  • 입력 2002년 4월 22일 18시 04분



D증권에 다니는 김모 부장은 최근 주식 투자를 위해 집을 팔았다. 그는 “증시가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어 2003년 말까지 2000∼3000까지 오를 것”이라며 “인덱스펀드에 투자해 2년 정도면 100% 이상의 수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부과 의사인 권모씨는 여유자금에 은행 대출을 보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잠실주공 3단지에 투자하려고 한다. 재건축만 본궤도에 오르면 추가로 집 값이 급등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작년 말부터 주가와 부동산값이 폭등했다. 재테크의 양대 축을 놓고 수요자들이 고민에 빠질 만하다. 어느 곳에 투자할까.

시카고투자컨설팅 김지민 사장은 “확신은 가장 위험하다. 수요자의 상황에 맞게 분산 투자해야 한다”며 “다만 경기 상황과 금리, 정부정책 등에 따라 유리한 분야의 투자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각각의 특성 파악해야〓부동산과 주식은 같은 재테크 상품이지만 성격은 판이하다. 부동산의 최대 장점은 안정성. 최소한 원금은 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좁은 국토와 수도권 집중 현상을 고려할 때 부동산 투자로 원금보다 10% 이상 손해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니에셋 오석건 전무는 “아파트에 투자해 실패했다면 입주해서 살면 된다”며 부동산 투자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금리 상승, 물가 상승에 이어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도 부동산 보유는 매력적이다.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플레에 따른 손실 우려가 없다.

부동산의 약점은 환금성이다. 원할 때 처분할 수 없다면 낭패다. 이에 비하면 주식 투자는 환금성이 돋보인다. 언제든 팔 수 있다. 투자 대상을 손쉽게 바꿀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경기에 따라 보유 종목을 팔고 새로운 주식에 투자할 수도 있다. 반면 부동산은 보유 상품을 팔고 다른 상품을 사들이기가 쉽지 않다.

세금도 중요한 포인트.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부동산은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라는 세금이 부과되지만 주식은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다”고 강조했다. 비슷하게 오른다면 부동산 투자가 불리한 셈이다.

▽주식은 상승기 부동산은 조정기〓장인환 사장은 “부동산과 주식 모두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무엇보다 현 시점에서 어느 분야가 대세 상승기인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는 대세 상승기이고 부동산은 조정기”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비슷한 시각이다. 김희선 상무는 “2001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서울 수도권 집값이 급등했다”면서 “부동산값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2001년 12% 상승했다. 올 들어 1·4분기에만 지난해 상승폭만큼 서울 아파트 값이 급등했다. 적어도 올 한해 동안 추가로 집값이 오르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정부 정책변수도 중요하다. 정부는 집값 안정대책을 내놓으며 부동산값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3개월 이내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금리 상승은 부동산가격과 주가에 동시에 영향을 주지만 부동산 시장에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지적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 과열은 저금리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중장기 안정 투자〓‘고위험, 고수익’. 위험한 투자일수록 수익이 크다는 얘기다. 과거 부동산 신화의 시기도 있었다. 88년과 99년 증시도 대박의 신화를 만들었다. 이제는 안정된 투자를 할 때다.

부동산114 이상영 사장은 “2003년부터 주택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며 “부동산값 폭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주식도 마찬가지. 대박을 꿈꾸는 시장이 아니라 안정된 투자처로 변하고 있다. 무턱대고 성장성만 바라보고 투자해서는 곤란하다.

99년 코스닥시장 폭등이 거품을 드러낸 데서도 알 수 있다. 증권거래소 주요 160개 상장업체의 순이익은 99년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2001년(추정치) 14.5%, 2002년(추정치) 24%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실적 위주로 기업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진 셈이다. 실적 위주의 안정된 투자가 가능해졌다.

중장기 안정투자처는 어딜까. 부동산시장에서는 그나마 환금성이 높은 아파트. 그 중에서도 서울 강남 목동 용산 등 인기 거점지역이 꼽힌다. 지방 대도시에서도 인기지역 아파트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증시에서는 실적이 좋은 업종대표주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한전 국민은행 SKT 현대자동차 등을 꼽을 수 있다.

▽포트폴리오 어떻게〓김지민 사장은 분산투자 원칙을 강조했다. 100% 확실하게 성공할 투자처는 없다는 얘기다.

장인환 사장은 “주식의 상승은 기업실적에 따라 결정되고 부동산값은 임대료가 결정한다”면서 “지금은 기업실적 호전 속도가 임대료 상승보다 빠르므로 주식 투자 비중을 조금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식과 부동산에 분산 투자하려면 수억원에서 10억원대 이상 재산이 있어야 한다. 특히 아직 내집을 마련하지 못한 수요자라면 주식과 부동산 분산투자는 의미가 없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내집마련 실수요자라면 무리한 주식 투자보다는 서울 수도권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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