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황사 재앙’ 왜 無대책인가

  • 입력 2002년 3월 22일 18시 07분


사상 최악의 황사가 전국을 뒤덮어도 정부는 팔짱을 끼고 있으니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전 국민이 고통을 당하며 초등학교는 문을 닫고 항공사 산업현장 농가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국가적 재앙’이 발생했는데도 수수방관하는 정부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정부가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면 그 흔한 관련기관 대책회의라도 열어야 하는 것 아닌가.

황사는 원인 규명과 실태 분석에 머물러서는 안 될 정도로 이미 심각하다. 황사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를 전망하고 황사에 포함된 미세먼지의 농도를 발표하는 ‘일기예보식 대응’은 해결 방안이 아니다. 이번 황사에 포함된 미세먼지의 농도는 연평균 환경기준의 30배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황사가 단순한 먼지바람이라고 해도 참기 어려운 지경이 된 것이다. 중국의 산업화가 진척되면서 요즘에는 산화질소 이산화황 같은 오염물질이 대량으로 섞여 날아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급적 옥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소극적 권고로는 더 이상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없다.

정부는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올 봄만 하더라도 대규모 황사가 3, 4차례 더 발생해 최소한 보름은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중국 측에서 나오고 있으니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국민이 편히 숨쉬게 하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임무다.

중국 정부에도 대책 마련을 적극 촉구해야 한다. 근본적인 황사대책은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를 막는 것이고, 그 방법은 방풍림 조성 등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 중국에 우리의 황사 피해를 적시하고 대책을 촉구하면 그만큼 조림사업이 빨라지지 않겠는가. 특히 오염물질을 줄이는 문제는 중국 측이 성의를 보이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황사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환경계획(UNEP) 등 국제기구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하는 것도 정부가 택할 수 있는 방안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