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신용등급 Baa1 상향전망…'A등급' 회복 청신호

  • 입력 2002년 3월 1일 17시 59분


한국이 이르면 올해 안에 국가신용 A등급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 투자은행 JP모건은 1일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한국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을 곧 한 단계 상향조정할 것이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한 단계 더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의 A등급을 회복, ‘신용 우량국’으로 올라서게 된다.

▽A등급 회복의 청신호〓JP모건은 이날 ‘A등급을 재탈환하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무디스가 이달 중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1으로 한 단계 높일 것으로 예측했다. JP모건은 이어 “한국의 신용등급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한 단계 추가상승해 A등급 국가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은 한국의 대외 유동성과 국가채무 등 지표가 A등급 국가와 비슷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외 채무비율은 98년 50%에서 현재 28%로 크게 떨어져 BBB 등급 국가의 중간치(47%)보다 훨씬 낮으며 A-등급 국가의 중간치에 비해서도 약간 높은 정도이다.

GDP대비 정부 부채비율도 20% 수준으로 BBB등급이나 A-등급 국가의 중간치인 39∼41% 수준에 비해 크게 낮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무디스는 2월6일 한국을 ‘긍정적 평가대상’에 올렸으며 이 대상에 오른 국가 가운데 75%는 91일 안에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됐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가운데 하나인 피치도 이달 중 한국에 실사단을 파견, 올해 안에 등급 조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피치는 외환위기 이후 급락했던 한국의 신용등급을 다른 평가회사에 앞서 BBB+로 올렸던 곳. 2년간 실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 4∼5월 중 피치도 등급을 A로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등급 회복의 효과〓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조금씩 상향조정돼 왔으나 ‘우량등급’으로 볼 수 있는 A등급 회복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권태신(權泰信)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A등급으로 회복되면 국제사회에서 한국경제가 외환위기를 완전히 극복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면서 “특히 일본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있고 중국은 현상유지 상태여서 한국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98년 미국 프랑스 등과 함께 최고등급 Aaa였던 일본의 신용등급을 작년에 대만 홍콩 등과 같은 네 번째 등급(Aa3)으로 단계적으로 떨어뜨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일본을 포르투갈과 같은 세 번째 등급(AA)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지난달 추가로 낮출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경쟁국인 중국도 BBB등급(S&P 기준)이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어서 신용등급의 차이를 두 단계로 벌릴 수 있는 기회다.

신용등급이 개선되면 해외차입금에 대한 이자부담이 줄어든다.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오를 때마다 해외차입금 가산금리가 보통 0.25%포인트 정도 떨어져 국내기업 전체의 차입비용이 연간 5억달러 정도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아시아 주요국의 신용등급 현황 (S&P 기준)
국가현행 신용등급 등급전망 2001년 조정내용
한국BBB+ 안정적(stable) 등급상승(11월 3일)
일본AA 부정적(negative) 등급하향(2월22일)
전망하향(9월11일)
등급하향(11월28일)
중국BBB 안정적(stable) 현행유지(10월9일)
대만AA 부정적(negative) 등급하향(7월26일)
말레이시아BBB 안정적(stable) 전망하향(4월4일)
싱가포르AAA 안정적(stable) 조정안함
홍콩A+ 안정적(stable) 등급상승(2월8일)
자료:재정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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