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 책상을 몰래 뒤진 것 아닙니까.”
아지즈 왕세자는 놀란 표정으로 프리드먼을 바라보았다. 아지즈 왕세자는 같은 내용의 초안을 이미 잡아두었고 다음달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이를 공식 제안할 생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프리드먼이 책상을 뒤졌을 리 만무하므로 ‘어떻게 내 생각을 족집게처럼 알아맞혔느냐’는 얘기를 이렇게 표현했던 것. 다음날 프리드먼은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이뤄진 이날 대화를 17일 게재될 자신의 칼럼에 그대로 전재할 수 있는지를 타진했다. 종종 사석에서는 평화안에 대한 진지한 제안을 하다가 공식석상에서는 이를 부인하는 전례가 많았기 때문. 그러나 왕세자측이 기꺼이 전재를 허용함으로써 중동평화안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