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덩달이 테마' 곁눈질도 마라…덜컥 손댔다간 '쪽박'

  • 입력 2002년 2월 25일 18시 00분


증시에는 각종 테마가 있기 마련이다. 전쟁이 나면 ‘전쟁 테마주’가, 한미 정상회담을 하면 ‘정상회담 테마주’가 생긴다. 심지어 최근처럼 주가가 조정 장세를 보이면 ‘과거 조정기에 주가가 오른 종목 테마’도 나온다.

그런데 이런 테마주 중에는 실제 테마와 별 상관이 없는데도 덩달아 주가가 오르는 회사가 적지 않다. 이런 단기 테마, 가짜 테마는 오히려 투자자에게 큰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가짜, 단기 테마는 피하자〓기업 실적에 영향을 주지 않는데도 주가가 오르는 가짜 테마나 하루 이틀 만에 사라지는 단기 테마. 이런 테마 투자에 따라 나서는 투자자는 ‘가짜라도 상관없다. 주가가 올랐을 때 팔아 이익만 내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기 쉽다.

문제는 ‘적당히 올랐을 때’ 팔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있다. 가짜나 단기 테마의 경우 투자하는 모든 사람이 “이건 가짜 테마이기 때문에 주가가 곧 떨어진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

따라서 투자자 대부분이 ‘남들보다 조금 일찍 팔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생각이 모아지면 주가는 생각보다 빨리 떨어지기 마련. ‘팔아야겠다’고 생각할 때 ‘사겠다’는 사람이 전혀 없는 경우도 생긴다. 주가가 떨어지는데도 모두 팔겠다고 나서니 결국 팔지 못하고 손해를 입게 되는 것.

지난해 9·11 테러 이후 금값 폭등과 유가 인상으로 ‘테러 테마’를 형성하며 주가가 급등했던 금광 개발 및 정유 업체 주가도 비슷한 경로로 폭락했다.

‘여름이면 빙과류와 에어컨 회사 주가가 오른다’ ‘세일 시즌이 오면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백화점 주식을 사라’ 등의 흔한 테마들도 마찬가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단기 테마이고 또 그 사실을 투자자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서 사고 팔아 이익을 남기기가 쉽지 않다.

▽진짜 테마는 실력에 기초한 것〓전문가들이 권하는 진짜 테마는 △이 변화가 지속적이고 장기적이며 △유행만이 아니라 테마로 인해 회사의 매출 및 이익의 변화가 생기고 △모든 투자자가 알고 있지 않은 희소성이 있는 테마다.

예를 들어 ‘세일 기간에 백화점 매출이 증가하니까 백화점 주식을 사자’는 것은 진짜 테마가 아니다. 세일 기간에 매출이 느는 것은 백화점 입장에서 보면 지난해에도 그러했고 내년에도 그러할 것이기 때문에 실제 연간 매출에는 변화를 주지 못하기 때문.

또 증권사 자료나 인터넷 등을 통해 ‘발표되는’ 테마는 그 내용이 아무리 그럴싸해도 조심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다면 이미 테마로서의 가치를 상당부분 잃은 셈이다.

따라서 테마를 따라가지 말고 내실 있는 테마를 먼저 발굴하는 게 효과 있는 테마 투자라는 지적.

오성진 현대증권 차장은 “좋은 테마는 기업 실적을 장기적으로 향상시키는 테마”라며 “실적에 변화를 주지 않는 테마에는 테마로서의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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