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측면돌파로 포르투갈 ‘구멍’ 찾아라

  • 입력 2002년 2월 14일 17시 50분


“포르투갈을 잡을 방법이 있다.”

포르투갈은 2002월드컵이 사상 세 번째 월드컵 출전이다. 5차례나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보다도 월드컵 무대 경험이 적다. 하지만 2002월드컵 우승후보로 꼽힐 만큼 강력한 진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몬주익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스페인 대표팀 평가전. 이날 결과만을 놓고 볼 때 포르투갈은 한국이 결코 넘을 수 없는 상대는 아니었다는 평가였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박성화 청소년대표팀 감독(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포르투갈이 유로2000에서 4강에 오를 당시만해도 기술은 물론 조직력도 뛰어 났지만 이후 그때같은 조직력이 사라져 한국의 빠른 스피드와 측면돌파를 내세운다면 이기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박 감독을 통해 포르투갈의 전력을 수비와 공격으로 나눠 분석해 본다.

▽수비〓중앙의 조르지 코스타와 쿠토는 모두 1m80가 넘는 장신들로 제공권에서 밀리지 않고 1대1 돌파도 허용하지 않는등 중량감을 갖췄다. 그러나 양측면은 쉽게 돌파를 허용했다. 전체적으로 수비수들은 개인능력을 갖췄지만 함께 호흡을 맞추는 조직력에서는 한계를 노출했다. 포르투갈은 전통적인 포백시스템에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깊숙히 내려 수비를 두텁게 하는 특징이 있다.

이날도 비디갈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는데 수비 조직력은 좋지 않았고 숫자에 비해 허점이 많았다. 이 때문에 스페인의 빠른 공격시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고 개인기를 과신해 좁은 공간에서 짧은 패스로 탈출을 시도하다 공을 뺏겨 역습을 허용하는 것도 자주 눈에 띄었다. 미드필드에서의 압박도 스페인에 뒤졌다.

▽공격〓대부분의 주전이 뛴 전반에는 세밀한 공격을 펼쳤고 기술도 스페인보다 나았다. 경기 초반 10분 정도는 스페인의 강한 밀착수비에 공격의 맥을 못찾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인 루이스 피구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위치를 바꾸고 또 다른 미드필더인 주앙 핀투와 비아나가 상당히 활발하게 위치를 변경하며 주도권을 빠르게 장악했다.

1대1을 위주로 한 공격적인 돌파와 공간플레이도 스페인보다 나았다. 오른쪽과 왼쪽 측면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 공격을 펼치는 피구의 플레이가 위협적이지만 공격이 지나치게 피구에게만 집중된 것은 약점으로 꼽을 수 있다.

2진급들로 교체한 후반에는 미드필드의 주도권을 내준채 패스미스가 많았고 공격까지 이어지는 날카로운 패스도 찾아볼 수 없었다. 포르투갈로선 부상으로 못뛴 플레이메이커 루이 코스타의 공백을 절감한 한판이었다.

▽한국의 대비〓포르투갈은 전술에 구애받지 않고 창의적인 축구를 펼쳤다. 하지만 개인기를 과신한 탓인지 수비쪽에서 지나치게 세밀한 경기를 운영하다 위기를 자초,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뀌는 경우가 자주 목격됐다. 패스도 스페인의 일자수비 배후를 침투하는 패스는 효과를 발휘했으나 전체적으로 롱패스보다는 좁은 공간을 활용하는 콤비네이션 패스와 양사이드 패스가 많았다. 포르투갈의 이런 점을 역이용한다면 한국이 의외로 쉽게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 한국의 트레이드 마크인 빠른 좌우 측면돌파에 의한 센터링으로 공간을 찾는다면 포르투갈의 두터운 수비도 허점을 보일 것이다.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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