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약]와이어스 '프레마린' 파마시아 '프로베라'

  • 입력 2002년 1월 27일 17시 35분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이모씨(51·여)는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피한다. 조금만 먹어도 땀이 비오듯 쏟아지기 때문. 또 발이 뜨거워지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이 같은 증상은 최근 동창회에서도 나타났다. 얼굴이 빨개져 내프킨으로 부채질을 하는 이씨를 보고 한 동창생이 물었다.

“너도?” “그래 올 게 온 거지.”

여성은 평균 12.5세에 초경을 시작해 50세에 폐경을 맞는다. 폐경기 여성은 유방 자궁 질 외음부 등이 위축되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세를 보인다. 과거에는 ‘늙으면 당연히 겪는 과정’으로 알고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심혈관계 질환이나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등 여성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여성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고 있다. 또 최근 한국 사회에 몰아치는 건강 열풍에 자극받아 많은 폐경기 여성들이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폐경기 증상은 몸속에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이 부족해서 나타난다. 치료 방법은 에스트로겐을 몸 속에 투여하는 것. 전통적으로 합성제보다는 와이어스사의 ‘프레마린’ 등 천연 에스트로겐을 많이 사용한다.

에스트로겐 치료를 받는 여성은 특히 자궁내막암이나 유방암에 걸리지 않을까 궁금해 한다. 에스트로겐이 자궁 내막을 자극해 암에 걸린다는 이야기가 떠돌기 때문이다. 파마시아사의 ‘프로베라’ 등 프로제스토겐을 함께 복용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문제는 유방암. 호르몬 치료를 받는 여성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약간 높아진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정기적으로 유방 방사선 촬영을 하라고 권유한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호르몬 치료를 받는 여성은 정기 검사를 받기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는 여성에 비해 유방암으로 숨질 확률이 낮다.

호르몬 치료는 손실보다 이득이 많다. 정기적으로 치료와 암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불편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폐경 뒤에 나타날 수 있는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학계에서는 호르몬치료가 여성의 수명을 연장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창석(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의학교육사이트 버추얼엠디(www.virtualmd.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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