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급변하는 21세기 신질서 '동북아전략균형'

  • 입력 2002년 1월 25일 17시 43분


9·11테러 이후 국제사회는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는 신세계 질서의 향방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지식인들은 이번 사태가 국제정치의 기본적인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게 될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란 점에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방주의적 성향에서 탈피해 중국 러시아 심지어 이슬람권 국가들과도 협력을 모색하는 유연성을 과시하는 한편 반인륜적 테러 근절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아끼지 않고 힘을 구사하는 강경함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이러한 전략변화가 동북아 안보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전망하고 이에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안보분야의 대표적 민간연구기관인 한국전략문제연구소(소장 홍성태)가 펴낸 연감인 ‘동북아전략균형’은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군사 안보나 외교정책에 관한 연감으로는 영국의 IISS가 발행하는 ‘Military Balance’나 스웨덴의 대표적 평화연구소인 SIPRI의 ‘SIPRI연감’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연감들은 엄정한 객관성에도 불구하고 역시 외국의 시각에서 한국의 안보환경을 지엽적으로 다룬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 책은 중국이나 일본의 군사력 현황은 물론 군사혁신과 같은 미래 예측에도 도움이 될만한 새로운 내용들을 충실하게 담아냈고, 미국의 신안보전략과 같은 최근의 동향들도 구체적인 내용까지 소개하고 있다. 또한 미사일방어계획(MD)이나 주한미군의 미래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들도 비켜가지 않았다. 특히 정부가 매년 발행하는 국방백서와는 달리, 대북 포용정책이나 주한미군의 역할에 관해 상충된 입장들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다뤄내고자 했던 저자들의 노력이 돋보인다.

걸프전에 이어 아프간전쟁은 우리에게 첨단무기의 가공할 위력을 보여줄 뿐 아니라 미래 군사력을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교육의 현장이 되고 있다. 우리 안보와 직접 관련이 있는 주변 4강들의 발빠른 대응을 바라볼 때, 우리도 적극적인 미래 개척의 의지와 전략적 마인드를 갖춰야 21세기 신세계 질서에 동참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정책 담당자들 뿐아니라 독자들이 전략적 사고를 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홍덕규(숙명여대 교수·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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