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프링스와 켈의 겨울 이야기

  • 입력 2002년 1월 25일 11시 21분


이번 겨울, 독일인들에겐 커다란 소식거리가 두 개 있었다.

첫번째는, 독일의 혼이라고 불리는 자국화폐 '마르크(Mark)'를 폐기하고 새로운 화폐인 유로화를 통용 시키는 작업이었다. 아다시피, 유럽이 단일 화폐시장으로 묶임에 따라 나타나는 경제적 효과는 엄청나다. 돈이 돈을 버는 현 자본주의 체제를 미루어볼 때, 독일 자본들은 이번의 사태에 장기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여론과 정책에도 미쳤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유로화가 분명히 더 나은 미래를 선사할 것"이라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있으나, 당장 유로화 시대는 독일인들 개인의 일상에 물가 변동을 몰고 와 국민들에게 말이 많은 모양이다. 현재 독일에서는 잦은 물가 인상 시비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또 하나는 아프가니스탄 파병이다. 당초 독일 정부의 루돌프 샤르핑 국방장관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국제 평화유지군에 상한선 1,200명의 군대를 파견하기를 원했다. 그리고 국제사회와의 약속에 따라 그 선발대로, 독일군 30여 명이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한 것이다. 확실히 이 두 가지 소식들은 이번 겨울 독일에서 커다란 일이었음에 분명하다. 그러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독일인들의 여가 부분에 있어서 가장 많은 관심은 아무래도 겨울 휴식기 동향이었다. 딴은 그들만의 리그인 분데스리가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독일의 모든 언론매체들과 잡지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이지만. 따라서 필자는 스포츠 면에서 가장 많은 기사를 올려놓은, 겨울 휴식기의 동향들 가운데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두 유망주에 대한 두 세가지 것들을 늘어놓고자 한다.

사실 이번 겨울 휴식기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지난 플레이오프의 신데렐라이면서 레버쿠젠의 키플레이어였던 미카엘 발락의 거취에 대한 것이었다. 일간지 빌트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은 이 25살의 미드필더를 영입하는데 모두 1억 마르크(약 600억 원)의 비용을 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적료 2,800만 마르크에, 4년간 총연봉 3,400만 마르크와 3,000만 마르크의 보너스를 받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 비용은 1억 마르크에 육박하는 영입 투자액을 들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대해 이번 시즌 내내 비판이 쏟아지던 그 액수였다. 아직은 분데스리가에서 천문학적이라는 여론이 팽배한 그 액수를, 미드필더 한 명에 쓴 뮌헨은 우승을 해도 본전치기가 되는 셈이 되었다. 우승은 당연한 것이고, 만약 타이틀 방어에 실패한다면 온갖 독설들이 클럽에 쏟아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키커지를 비롯한 독일의 유수 축구언론들은 발락에 대한 기사를 많이 다루고 있지 않다. 그저 이미 드러난 결과로서 객관적으로 보도할 뿐이고, 오히려 그들의 주관적인 주장과 논점들은 두 유망주에 쏠려있음을 금방 알 수가 있다. 두 유망주는 다름 아닌, 베르더 브레멘의 76년 생 미드필더 토어스텐 프링스와 이번에 도르트문트로 옮긴 80년 생 수비수 제바스티안 켈이다.

182cm에 80kg의 축구선수로서 이상적인 체형의 프링스는, 거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대기만성형 선수다. A매치엔 두 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자신의 생일인 22일을 등 번호로 쓰는 그는 겨울 휴식기 전까지 이번 시즌의 분데스리가에서 언제나 논란의 초점이 되어왔다. 최근까지 홈 경기 8연승을 달리는 브레멘 돌풍의 주역으로 그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실 역대 전독일 클럽 랭킹 3위의 브레멘은 필자의 '돌풍'이라는 표현에 굉장히 자존심이 상하겠지만, 요 몇 년간 추세를 보면 어쩔 수 없는 표현이었다. 1964/65, 1987/88, 1992/93 시즌 세 차례 분데스리가 우승에 빛나며, 1960/61, 1990/91, 1993/94, 1998/99 시즌엔 DFB포칼을 우승한 명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작년에 이동국이 이 팀에 진출했을 때, 그토록 들뜨지 않았었는가.

어쨌든 프링스는 이번 시즌 전반기 18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토마스 샤프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을 그대로 드러냈고, 그는 성적으로 고스란히 보답했다. 테니스 치기를 즐기는 이 미드필더가 1골 5도움의 맹활약을 보여준 것이다. 객관적인 공격 포인트를 차치하고라도, 그는 전반기 키커 평점 2.69를 받으며 분데스리가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자리를 굳히게 된 것이다. 그의 포지션으로 볼 때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레버쿠젠의 국가대표 카어스텐 라멜로프의 3.03점에 1도움과 공격 포인트 없이 3.45를 맞은 바이에른 뮌헨의 파블로 티암에 비교하면 그의 독보적인 활약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팀의 공격을 이끄는 79년 생 게임메이커 파비안 에른스트와 헝가리 국가대표이자 슈투트가르트에서 사온 크리츠티안 리체스와의 삼각편대를 이루는 그의 미들 플레이는, 공격진에 실질적인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요새 자주 짝을 이루어 출전하는 브라질 출신 공격수 아이우톤이 7골로 7위를, 대표출신인 마르크 보데가 5골로 17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이제 그는 2001년 2월에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종료 10분 남기고 들어왔던 때의 그가 아님은 명백한 일이다. 과장이 아니라 이러한 추세라면 국가대표팀에서도, 옌스 예레미스가 부상에서 복귀한다고 해도 지금 주전인 수비형 미드필더 라멜로프까지도 모두 밀어내버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돌아오는 2월 13일 카이저슐라우테른에서 열리는 이스라엘과의 평가전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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