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나스닥 2000 붕괴 심상찮은 美증시

  • 입력 2002년 1월 15일 18시 11분


지난 주말 미국 다우지수가 10,000선 아래로 떨어진데 이어 14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도 2,000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테러 사태 이후 지수가 크게 오른데 따른 일시적 조정이라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겠지만 최근 월가의 투자심리가 나빠지고 있는 탓에 다우 10,000, 나스닥 2,000의 붕괴는 좋지 않은 조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투자심리 악화의 가장 큰 이유는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1일 “미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해 다우 10,000선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이어 14일에는 시카고연방은행 마이클 모스코 총재가 “경기는 연말경에나 회복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연방은행의 캐시 미네한 총재도 “경기 회복의 강도는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보다 훨씬 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담당자들의 이같은 어두운 전망과 때를 맞춰 메릴린치가 주식 비중을 60%에서 50%로 줄인다고 14일 밝혔다. 이와 함께 여러 증권사들이 약 30개 종목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월가의 분위기를 더욱 싸늘하게 만들었다.

특히 증시에서는 최근 3개월 가량의 랠리로 기술주가 고평가됐다는 논란까지 또다시 제기되고 있는 상황. UBS워버그의 핍 코번은 “현재 기술주의 주가수익률(PER)은 기술주 거품론이 한창이던 2000년 상반기 때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현재 기술주의 PER은 전달의 43배에서 44배로 증가했다고 코번은 밝혔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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