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 에세이]맹지선/'자산관리' 제대로 하려면…

  • 입력 2001년 11월 28일 18시 21분


30대 직장인 중에는 안정된 직장이 있는데도 부업이나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 때문일 것이다. 요즘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는 테이크아웃커피점을 프랜차이즈로 내려면 처음에 얼마나 돈이 있어야 하는지 등이 화제가 되곤 한다.

사실 샐러리맨이 번듯한 가게를 차릴 목돈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목돈은 고사하고 100만원 종자돈을 만들어 불려가는 것도 봉급생활자로서는 버거운 일이다. 재테크라고는 은행예금이나 적금, 그나마 좀 나으면 주식투자나 아파트 분양 정도가 전부인 일반인으로서는 자산관리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들어 ‘큰돈은 남편이 관리하고 아내는 가계부를 쓰는’ 전통적인 방식이 많이 줄었다. 직장여성들이 많아져 여성들이 자신의 자산을 직접 관리할 필요성이 생겼다. 결혼후에도 여성들이 가정 자금관리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제는 주부들에게도 ‘알뜰한 살림’이외에 다른 덕목이 요구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개미’들 중에는 자신의 자산관리 자체에 관심이 없거나 무지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 또 재테크도 지식인데 배우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자신의 재산상태를 점검해 기업처럼 수익이 안나는 자산이나 주식은 줄이고 다양한 금융상품을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과 상품에 대해서도 좀 더 공부하고 논리적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저 정기적금만 붓다가는 종자돈 마련은 커녕 금융기관이 꺼리는 ‘비수익 고객’으로 분류되기 십상이다.

필자는 종종 집 근처 은행이나 증권사의 개인자산관리 담당자를 찾아간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과감하게 금융기관을 찾아가 ‘내가 굴릴 수 있는 돈은 얼마이고 이런 식으로 투자하고 싶은데 어떤 상품들이 있느냐’고 물어보라고 권한다.

금융상품 쇼핑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주말 백화점 쇼핑목록 짜는 것만큼 재미있다. 당장은 ‘최저가입한도’에 필요한 돈이 없어도 미래에는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따져본다. 인터넷사이트에서 바이오리듬이나 운세 뿐 아니라 ‘나의 자산관리수준 체크’ 코너를 이용해 내가 알고 있는 금융상품은 몇가지나 되는지 특징은 무엇인지도 한번쯤 확인해본다.

물론 관심을 갖는다고 갑자기 ‘떼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업에서 재무관리를 하지 않는 것이 직무유기이듯 자신의 자산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도 어찌보면 무책임한 일이다.

맹지선 <딜로이드컨설팅 부장>jmaeng@d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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